대법원은 부적절한 법정관리인 선임 파문을 일으킨 선재성 광주지방법원 파산부 수석부장판사(49)를 재판업무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대법원은 선 수석부장판사를 9일자로 광주고법으로 전보시켜 재판에서 배제하고 후임으로 광주고법 윤성원 부장판사를 발령했다. 대법원 측은 "감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감사 결과가 나온 후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은 앞서 지난 5~6일 광주지법에 조사단을 보내 파산부의 법정관리 업무처리 현황 등 현지조사를 마치고 선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런 가운데 선 부장판사가 일반 송무를 맡는 광주고법 판사 재직 시절에 동창 변호사가 맡은 사건을 대부분 승소토록 선고한 것으로 밝혀져 '봐주기 판결' 의혹까지 일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선 판사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광주고법에 재직하면서 고교 동창인 강모 변호사(50)가 수임한 11건의 사건 재판을 맡아 9건에 대해 강 변호사 측 의뢰인의 승소 또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항소심이 기각되거나 각하(재판할 만한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판결)된 건수는 1만7703건으로 항소심 전체 판결(2만6430건)의 67%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항소할 경우 평균 3분의 2가 기각되거나 각하되는 데 반해 강 변호사는 항소한 10건에서 8건을 승소했다. 선 판사는 "문제 있는 판결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선 법원의 법정관리인,감사 등 선임절차 · 기준 점검에 착수했다. 또 파산 · 회생위원회를 설치,법정관리인과 감사 후보를 관리하고,전국 법원의 파산 · 회생사건 현황을 파악해 인사 재배치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임도원/이고운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