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이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6.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저축액/가처분소득)은 2.8%로 2008년 2.9%에서 2009년 3.6%로 소폭 올랐다가 다시 2%대로 주저앉았다.

이는 저축률 자료가 제시된 20개 회원국 가운데 덴마크(-1.2%)와 체코(1.3%), 오스트레일리아(2.2%), 일본(2.7%)에 이어 5번째로 낮았다.

'소비강국' 미국과 비교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2007년 2.1%에서 2008년 4.1%, 2009년 5.9% 그리고 지난해에는 5.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저축률은 다음해에도 계속 낮은 수준인 2.8%로 유지되면서 일본(3.1%)에도 추월당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계 저축률 급감은 소득 증가율 둔화, 각종 사회부담금 증가, 금리 하락 기조, 소비 행태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1986년 20.4%로 처음으로 20%선을 넘었던 저축률은 1988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25.9%를 기록, 1994년까지 20% 이상, 1999년까지 10% 이상의 저축률을 보였다. 그러나 2000년에 들어서면서 저축률은 하향곡선을 그리며 2002년에는 0.4%로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후 2007년부터는 줄곧 2~3%대에서 맴돌고 있다.

한편, 지난달 13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은 우리나라의 순금융자산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통화당국이 정책금리를 장기간 낮게 유지하는 것은 가계부채비율을 높이고 가계의 저축의욕을 떨어뜨려 순금융자산 비율을 낮추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그동안 낮게 유지됐던 기준금리를 정상화해 가계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물가안정 못지않게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