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까'는 11년 전 66㎡ 남짓한 작은 사무실에서 태어났다. 김부경 부즈 사장을 비롯한 정예 멤버들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고민을 거듭했다.

당시 대부분의 캐릭터가 동물이었기 때문에 일단 컨셉트는 사람으로 정했다. 눈이 큰 소녀 풍의 이미지보다는 쌍꺼풀 없는 눈에다 동양적인 얼굴을 그리기로 했다. 금기였던 검정색과 빨간색을 과감히 사용해 선명한 컬러감을 줬다.

캐릭터가 아이들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타깃 층도 10~20대 여성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여성상과 정반대되는 자유분방하고 당찬 성격을 부여했다.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funny love story)'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디즈니 캐릭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함을 불어넣은 것이다. 기존 캐릭터를 벤치마킹해 실패의 위험이 없는 '이미지'를 만들기보다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입힐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 게 또다른 성공 요인이었다.

'뿌까'는 온라인 플래시카드 서비스로 첫 선을 보였다. 때마침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뿌까'의 감각적인 영상과 위트가 젊은이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졌다. 해외 반응은 더 뜨거웠다. '뿌까'의 역발상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자 수많은 자체 캐릭터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업체 워너브러더스와 디즈니 등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이들과의 파트너십이 순식간에 이뤄진 것을 보고 업계는 깜짝 놀랐다.

김 사장은 "해외기업들은 콘텐츠의 질만 따지기 때문에 자신들의 구미에 맞으면 바로 오케이한다"며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했던 전략과도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뿌까는 아직 세계 1등이 아니며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10년 혹은 20년 뒤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