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동운전차 개발해 年100만명 살린다"
TED(테크놀로지 · 엔터테인먼트 · 디자인) 콘퍼런스는 '18분 프레젠테이션의 예술'로 불린다. 각계 전문가들이 18분 동안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한다. 지난주(1~4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TED 2011'이 열렸다. 이번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빌 포드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 등 전문가 50여명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자동차와 IT 접목에 관한 얘기가 많았다.

포드 CEO는 자동차에 대한 사랑과 환경문제 사이에서 겪은 갈등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현재 8억대인 전 세계 자동차 보급 대수가 21세기 중반쯤에는 20억~40억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세계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글로벌 교통체증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베이징에서는 이미 평균 출퇴근 시간이 5시간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교통체증 해결 방안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포드는 "교통체증을 풀려면 개인의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대규모 실시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오늘 방식이 내일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녹색 자동차를 말하는데,녹색 교통체증도 교통체증이다. …자동차만 스마트하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도로가 스마트해야 하고 주차장도 스마트해야 하고 대중교통도 스마트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자동운전차 개발 프로젝트 를 주도하는 세바스찬 스런은 "어린 시절 친구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것이 계기가 돼 평생 자동운전차를 개발하게 됐다"며 "연간 100만명의 생명을 살리는 게 자동운전차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젊은이 사망의 가장 큰 요인은 실수에 의한 자동차 사고"라며 "자동운전차가 등장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회사 로밀라의 창업자인 데니스 홍은 시각장애인용 자동차 개발에 관해 발표했다. 그는 운전대를 잡은 손바닥과 조끼로 진동을 느낄 수 있고,발바닥으로 압력을 느낄 수 있으며,손으로 공기 신호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시각장애인용 자동차 시장은 규모는 작겠지만 이곳에 적용한 기술은 자동차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집트 카이로에서 12일 동안 감금돼 영웅이 됐던 구글 엔지니어 와엘 고님은 이집트혁명에 관해 기억에 남을 만한 말을 남겼다. "사람의 힘은 힘 있는 사람보다 훨씬 강하다. …인터넷 때문에 진실이 공개됐고 모두가 알게 됐다. …이것은 혁명 2.0이다. 이집트혁명에서는 아무도 영웅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모두가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

디지털 광고 대행사 레이저피시 간부인 조 크럼프는 '디지털 브라질'에 관해 설명했다. 브라질 빈민촌의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크럼프는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PC 10대 중 9대는 빈민촌으로 가고 있다. …빈민촌에서는 웹이 학교이다"라고 말했다. 또 "브라질에서 제2외국어는 영어가 아니라 HTML(인터넷 언어)"이라는 말도 했다.

게이츠는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가 공교육을 위협하고 있다"며 "명확하고 정직한 회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계부정 사건으로 망한 엔론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정부가 조기 퇴직자,의료보험,연금 등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교사들은 교단에서 쫓겨나고 학급 규모가 커지고 학비도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 TED 콘퍼런스

미국 비영리단체인 새플링재단 주도로 열리는 글로벌 콘퍼런스.기술(Technology) 오락(Entertainment) 디자인(Design) 분야 전문가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1984년 처음 열렸다. 발표 동영상은 테드닷컴(TED.com)이나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