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정정 불안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러시아의 주력 수출품목인 우랄유 가격이 지난 주말 배럴당 114달러로,올 들어 24% 상승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알제리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발 원유 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각 나라가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면서 대체상품으로 우랄유를 찾은 것이 가격 상승 원인이었다.

지난 1월 배럴당 80달러 후반대를 형성했던 우랄유는 이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리비아 내전이 심화된 지난달 15일 이후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중동발 원유 수급 충격은 유럽 시장이 미국이나 아시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는 그동안 유럽연합(EU) 석유 수요의 약 7%(하루 14만7000t,연간 5350만t)를 감당해왔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리비아의 유럽 시장 수출분의 28%와 15%를 차지,가장 많은 양을 수입했고 독일과 스페인이 각각 10%로 그 뒤를 잇는다. 반면 미국은 5% 미만에 그친다. 소요 사태 이후 주요 석유 및 가스 메이저들이 리비아 내 활동을 중단하면서,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예전보다 최소 23%가 줄어든 하루 11만3000t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송비용 부담이 작고 정제비도 많이 들지 않는 러시아산 원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 강세는 러시아 증시에 호재로 이어졌다.

리비아 사태로 러시아뿐 아니라 헤지펀드들도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동 역내 불안으로 원자재 전문 헤지펀드들이 지난달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원자재 투자 헤지펀드인 클라이브캐피털은 2월 한 달에만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2억달러를 운용 중인 애스턴백캐피털은 4.2%,벡터원자재운용은 7.5%,20억달러를 운용하는 런던 소재 블루골드는 7.5%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