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휘발유 가격이 ℓ당 2300원에 육박하는 주유소가 등장했다.

8일 석유제품 종합정보망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맞은편의 SK경일주유소 무연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2295원을 기록했다. 이 주유소는 지난 3일 휘발유 판매 가격을 2195원에서 2255원으로 ℓ당 60원 인상한 지 5일 만에 다시 40원을 올렸다.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1974원)에 비해선 ℓ당 321원이나 비싸다. 빌딩 두 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에쓰오일 신세기광장 주유소(2075원)와 비교해도 ℓ당 220원 높다.

경일주유소는 SK 직영이 아닌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자영 주유소다. 국제유가가 뛸 때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로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곳이다. 땅값 비싼 여의도 지역에서도 알짜배기로 꼽히는 국회의사당 정문 건너편에 있다. 22개의 주유기와 10명의 내외부 손세차 전문 인원을 포함,총 30명의 종업원을 둔 전형적인 기업형 주유소다. 면적도 990㎡(300평)를 넘는다. SK의 OK캐시백 포인트 이외에 별도 주유소 포인트를 제공,고객들이 누적 포인트를 사용해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월 11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받는 국회의원들과 주변 금융회사 고위 임원들이 주요 고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 측은 주변 주유소에 비해 휘발유 가격이 높은 이유로 비싼 토지 임대료와 인건비를 꼽았다. 경일주유소 관계자는 "인근 주유소의 2배가 넘는 면적인데다 손세차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건비가 많이 든다"며 "올 들어 휘발유 가격이 뛰면서 주유 차량이 줄어 최근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수익도 마이너스가 돼 임대료를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