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설 연휴 직전에 급등했던 PC용 반도체 가격이 다시 급락했다. 인텔의 칩셋 신제품 불량으로 인해 PC업체들의 새 PC 출하가 늦어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D램 가격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일 대표적 D램 제품인 DDR3 1Gb 128Mx8 1333MHz의 아시아지역 현물 가격은 개당 1.05달러로 최근 한 달 새 11% 떨어졌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62% 하락했다.

지난해 초 개당 3달러 내외에서 움직이던 이 제품 현물가격은 올 1월26일 1.0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설 연휴를 앞두고 1.2달러까지 상승하며 1주일 만에 14% 이상 뛰었다. 중국 PC업체들이 설을 앞두고 반도체 비축에 들어갔던 것이 당시 단기 급등의 요인이었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일본 반도체업체인 엘피다 등이 PC용 D램 공급을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돈 것도 가격이 크게 올랐던 이유"라고 전했다.

반도체 가격 바닥론까지 불러왔던 가격 상승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9일 DDR3 1Gb 128Mx8 1333MHz 현물 가격은 1.2달러를 기록한 뒤 한 달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텔이 지난달부터 PC업체에 본격 공급할 예정이던 칩셋 신제품에 불량이 발생하면서 공급 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 영향으로 주요 PC업체들이 PC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면서 D램 수요도 연쇄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으로 보고 있다. 구 연구위원은 "PC업체들이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신제품을 잇따라 소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인텔의 새 칩셋이 PC업체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D램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