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는 전통적 · 보수적 가치관과 개방적 · 진보적 가치관이 복잡하게 얽힌 세대다. 사회정의나 공정성 문제에 적극 발언할 의지는 약하지만,공동체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앞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믿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타인에게 이용당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베이비부머에게 '다른 사람의 비리를 알아도 내게 손해가 없다면 모른 체 한다'는 진술을 주고 판단을 묻자 '그렇다'(33.0%) '중간이다'(33.2%) '아니다'(33.7%)는 대답이 3분의 1씩 나왔다. 반면 '개인의 권리라도 공익을 위해 포기하거나 제한될 수 있다'는 진술에는 '그럴 수 있다'는 답이 42.3%로 많았다.

신뢰 문제에 대해선 상반된 태도를 가졌다. 70%가량은 남을 쉽게 믿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이용만 하려고 한다'는 진술에는 아니라는 답이 61%였다. 한국 사회를 신뢰가 없는 사회라고 보진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가족과 사회관계도 희생해야 한다는 진술에는 34.3%가 '그렇다'고 했다. 반면 '개인 사정이 있어도 직장 회식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진술에는 '아니다'는 응답이 38.0%였다. 과거에는 집단과 공동체를 중시했지만 은퇴 시기가 가까워오면서 회식 등의 문제에 대한 인식은 훨씬 자유로워졌음이 드러난다.

외국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는 개방적이었지만 자녀의 국제결혼은 찬성하겠다는 응답이 23.9%에 불과했다. 베이비부머는 문호 개방을 지향하지만 사적 영역에 국제화가 침투하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연구진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