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포츠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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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축구연맹과 전직 심판 에드밀손은 지난달 말 9600만달러(약 1070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에드밀손이 2005년 도박사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브라질 축구리그 11개 경기의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당시엔 감쪽같이 몰랐으나 다른 심판이 폭로하면서 실상이 드러났고,11개 경기는 모두 다시 치러졌다. 연맹은 항소할 예정이라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일본의 국기 스모도 승부 조작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현역 선수 2명과 지도자 1명이 지난해 3∼5월 경기에서 고의로 져주고 수십만엔을 받았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이들은 휴대전화로 경기에서 쓸 기술을 미리 상대방에 알려줬다. ‘내일은 어떻게 할까’‘밀어내기나 메치기로 부탁한다’등의 문자메시지도 확인됐다. 다른 선수와 지도자 11명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단다. 뜨끔한 스모협회는 올 춘계대회 ‘하루바쇼(春場所)’까지 전면 취소했다. 스모계가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승부조작이 끊이질 않자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발벗고 나섰다. 우선 불법·편법으로 이뤄지는 스포츠 도박을 줄이는 게 목표란다. 승부 조작은 도박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OC,인터폴 등이 조사한 스포츠 도박 실태는 충격적이다. 불법 베팅에서 거래되는 자금이 연 1400억달러(약 156조원)로 추정된다고 한다. 주무대는 축구다. 2007년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5개국 축구경기에서만 7억달러(약 7805억원)의 불법 도박이 벌어졌단다. 2009년 독일 검찰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유럽 프로축구 200여경기의 승부조작 혐의로 17명을 체포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기간에도 아시아에서만 1억5500만달러(약 1728억원)가 도박에 동원됐다는 게 인터폴 집계다. 우리도 강건너 불 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쇼트트랙 축구 야구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잡음이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1월엔 200억원대의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6명이 적발됐고,여의도 물품보관소에서 발견된 10억원 현금상자도 불법 스포츠복권 사이트를 통해 번 돈의 일부로 알려졌다.
스포츠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건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승부 조작은 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다. 스스로를 망치는 건 물론 동료들에게도 큰 해를 입힌다. 돈을 둘러싸고 혼탁해져 가는 스포츠계를 IOC가 얼마나 정화할지 주목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일본의 국기 스모도 승부 조작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현역 선수 2명과 지도자 1명이 지난해 3∼5월 경기에서 고의로 져주고 수십만엔을 받았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이들은 휴대전화로 경기에서 쓸 기술을 미리 상대방에 알려줬다. ‘내일은 어떻게 할까’‘밀어내기나 메치기로 부탁한다’등의 문자메시지도 확인됐다. 다른 선수와 지도자 11명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단다. 뜨끔한 스모협회는 올 춘계대회 ‘하루바쇼(春場所)’까지 전면 취소했다. 스모계가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승부조작이 끊이질 않자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발벗고 나섰다. 우선 불법·편법으로 이뤄지는 스포츠 도박을 줄이는 게 목표란다. 승부 조작은 도박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OC,인터폴 등이 조사한 스포츠 도박 실태는 충격적이다. 불법 베팅에서 거래되는 자금이 연 1400억달러(약 156조원)로 추정된다고 한다. 주무대는 축구다. 2007년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5개국 축구경기에서만 7억달러(약 7805억원)의 불법 도박이 벌어졌단다. 2009년 독일 검찰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유럽 프로축구 200여경기의 승부조작 혐의로 17명을 체포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기간에도 아시아에서만 1억5500만달러(약 1728억원)가 도박에 동원됐다는 게 인터폴 집계다. 우리도 강건너 불 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쇼트트랙 축구 야구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잡음이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1월엔 200억원대의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6명이 적발됐고,여의도 물품보관소에서 발견된 10억원 현금상자도 불법 스포츠복권 사이트를 통해 번 돈의 일부로 알려졌다.
스포츠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건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승부 조작은 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다. 스스로를 망치는 건 물론 동료들에게도 큰 해를 입힌다. 돈을 둘러싸고 혼탁해져 가는 스포츠계를 IOC가 얼마나 정화할지 주목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