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불법 정치헌금 문제로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 전 일본 외상 후임에 이토 히로부미 초대 조선통감의 외고손자인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51) 외무 부대신(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일본 언론은 8일 “간 나오토 총리가 이날 밤 마쓰모토 부대신에게 외상 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마쓰모토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외상 임명은 9일 정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마쓰모토 외상 내정자는 지금까지 각료 경험이 없는데다 중의원(하원) 4선 의원으로 국회 경험도 길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간 총리가 마쓰모토 내정자가 부대신으로 일한 실적을 평가해 장관 승격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14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 8개국(G8) 외교장관 회담, 19일엔 교토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등 외교 일정이 연이어 예정된 점도 외교 사정을 잘 아는 마쓰모토 부대신을 승격시키기로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마쓰모토 외상 내정자는 방위청 장관을 지낸 아버지와 이토 전 조선통감의 외증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구(舊) 일본흥업은행에서 근무하다 1989년 방위청 장관이 된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2000년 중의원 효고(兵庫) 11구에서 첫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 중의원 운영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외무 부대신을 맡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가까운 다루토코 신지 의원 그룹으로 분류된다.

마쓰모토 외상 내정자는 국회도서관 운영을 총괄하는 중의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부터 이토 전 조선통감을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 관련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공로명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추진단 자문위원장에게 “안 의사 유해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고 있으나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