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애플은 병가중인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건강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경우 그가 만들어 놓은 집단 지배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애플의 선임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제이 엘리어트는 8일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잡스가 없는 애플을 절망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며 “잡스가 만든 집단 지배구조인 ‘팀 스티브’가 향후 애플을 운영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엘리어트는 이 같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2003년 말 잡스가 췌장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와 2009년 잡스의 병가 때 등 과거 애플의 행보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잡스가 지난 8년 동안 병가 등으로 제품 개발과 회사 경영을 항상 직접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잡스가 지배구조에서 자신이 빠지는 상황에서도 회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팀 체제를 구축해 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잡스는 지난해 아이패드1 개발과 출시 당시에도 대부분 병가로 회사를 떠나 있었지만 아이패드는 아이팟과 아이폰에 이어 또 하나의 전설적인 제품이 됐다.

엘리어트는 “지난 2일 잡스가 직접 공개한 아이패드2 역시 개발 과정에 상당 부분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며 “그러나 잡스가 만들어놓은 팀은 잡스 밑에서 배운대로 성공적으로 제품을 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잡스가 지난 수년간 인재를 알아보는 데 있어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굉장한 능력을 보여왔고, 한번 눈독을 들인 사람은 반드시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팀을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엘리어트는 잡스가 없는 애플을 지금까지 잘 이끌고 있는 최고운영책임자(COO) 팀 쿡이 사실 제품개발 부문에서는 한계가 있는데도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런 팀 체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