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석유수출국기국(OPEC)가 긴급회의를 열기 위한 막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모처럼 하락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은 배럴당 42센트(0.42%) 하락한 105.0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리비아 사태 등 중동·북아프리카의 정정 불안으로 지난주 6.7% 상승했던 WTI는 전날 장중 106.95달러까지 치솟았다.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도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에서 1.88달러(1.6%) 내린 배럴당 113.16달러에 거래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셰이크 알압둘라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이 회원국들과 긴급회의 개최 문제를 놓고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긴급회의가 열리게 되면 현재의 원유생산 쿼터를 늘릴지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리비아의 공급차질로 인한 감소분을 메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리비아산 원유와 비슷한 저유황 경질유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전 세계시장에 공급되는 원유가 충분한 상황이며 사우디는 필요시 하루 35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원유 가격은 시장의 기초적인 수급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OPEC의 또 다른 회원국인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가 조만간 비공식 증산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105달러로 종전보다 4.5달러 올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브렌트유 올해 가격 전망을 88달러에서 108달러, 내년 전망을 85달러에서 95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한편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76.79로 0.39% 올랐다. 금은 7.30달러(0.5%) 하락한 온스당 1427.20달러에 거래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