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2000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정보기술(IT)주들의 실적 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은행, 보험 등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9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7.19포인트(0.36%) 오른 2003.51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외국인이 사흘 만에 ‘사자’에 나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8억원, 선물시장에서 21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자동차 및 건설주를 중심으로 326억원 매수 우위다. 반면 개인은 전날(623억원)에 이어 253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해 반등하면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에 사흘 만에 반등, 90만원대를 회복했다. 시장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로 삼성전기가 5% 넘게 급락했고,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공장의 착공을 연기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며 약세를 보였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패널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LG전자(-1.79%) 삼성SDI(-3.44%) 등도 떨어졌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잦아들었던 IT주들의 1분기 실적둔화 우려가 되살아났다” 며 “국내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펀더멘털(경기) 측면에서는 이익 모멘텀이 커지고 있어 1분기 부진이 실적 바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은행주들은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우리금융이 1만4800원으로 4.59% 급등했고, 신한지주(2.78%) KB금융(1.90%)도 이틀 연속 올랐다.

지수 반등과 함께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주들도 강세였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동원수산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525.29로 0.30포인트(0.06%) 올랐다. 외국인(81억원)과 기관(21억원)은 매도 우위지만 개인은 1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컴즈가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로 8% 가량 급등했고,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창산업은 실적개선 기대로 신고가를 경신했다.삼성석유화학이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연료와 바이오케미컬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제넥신, 에코솔루션, 이지바이오 등 관련주들이 오름세를 탔다.

한 연구원은 “2000선 안착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통위와 선물·옵션만기 등의 변수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한데다 유가 움직임도 아직 불안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