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배경을 가진 실력가인가,정보기관 소속의 마타하리인가. 아니면 단순한 사기꾼인가. "

주상하이 총영사관의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비자 장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여성 덩모씨(33)의 실체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녀는 중국 권력의 핵심자리 중 하나인 상하이시 당서기와의 면담을 조율하는 등 막강한 '힘'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초반으로 한국의 샐러리맨과 결혼한 여성이 최고 권력층에 줄을 대 일정을 조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10년 가까이 함께 산 남편조차도 잘 모른다는 그녀의 실체에 대해선 3가지 설이 존재한다. 첫째는 단순한 비자장사를 하는 브로커인데 뛰어난 화술과 미모로 한국과 중국의 관리들을 사로잡은 '사기꾼'이란 설이다. 그러나 단순히 미인계만을 썼다면 상하이시 당서기를 움직일 만한 힘을 갖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그녀가 엄청난 배경을 갖고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중국의 실력자였던 덩샤오핑의 손녀딸이라는 설도 있다. 그녀는 스스로 덩샤오핑의 손녀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다녔다고 한다.

상하이의 한 교민은 기자와 통화에서 "사진을 보면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며 "사실이든 아니든 중국의 고위 공무원들과 깊은 친분을 나누고 있는 것을 보면 상당한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총참모본부(총참 · 한국의 기무사격) 등 정보기관에서 스카우트한 고용원이라는 추정이다. 중국에는 총참 안전부(한국의 국정원격) 공안(경찰) 등 정보기관에서 민간인의 뒤를 봐주고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총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곳으로,총참에 협력하는 민간인 중엔 유력인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