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사진)가 이번엔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갈 경우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루비니 교수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 경제가 다시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루비니 교수는 "유가가 2008년 여름처럼 또다시 배럴당 140달러대로 치솟을 경우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 더블딥이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도 유가가 15~20% 오를 경우 더블딥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르면 내달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ECB 지도부가 시사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성급하게 금리를 올릴 경우 유로화 강세가 재연돼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경기 회복이 지체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ECB가 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비공식 증산 소식 등의 영향으로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여전히 브렌트유가 배럴당 113달러 선에서,서부텍사스원유(WTI)가 105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등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최근 "인플레이션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ECB가 내달께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국제 금융계는 판단하고 있다. ECB의 집행위원인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도 올해 ECB가 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세 차례 정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