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 자격으로 강원도지사 재선거 간접지원에 나선다.

박 전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평창동계올림픽유치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오는 15일 춘천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유치특위 발대식에 참석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회의 도중 전달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쪽지를 통해 발대식 참석 요청을 받았고 그 자리에서 수락하는 형식으로 강원행을 결정했다. 물론 그간 당측과 몇 차례 물밑접촉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경선과 4 · 27 재보궐선거가 본격화된 시점에서 박 전 대표가 강원도를 방문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회의에서 "지난 두 번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투표 결과를 강원도에서 강원도민들과 함께 응원하면서 지켜봤던 때가 눈에 선하다"며 "결과를 아쉬워했는데 나라 전체가 열심히 준비를 해 왔고 도민들의 유치 열의가 대단하기 때문에 특위위원으로서 유치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원도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직접 강원도지사 재선거에 대한 지원을 하진 않겠지만 이 시점에서 강원도를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 당 입장에서는 상당한 선거 지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강원도 선거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어 당 지도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당 지도부가 박 전 대표의 강원행에 공을 들인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도 "18대에 들어와 당무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친박 측에서도 이번 강원행이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 전략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구동회/박한신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