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연이어 비교 시연회…'3D TV 기술'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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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기만" vs "잘 모르면서"
삼성 "편광방식 풀HD 불가능"
LG "기술진화 이해못해" 반박
TV 불황에 '3D 논쟁' 격해져
삼성 "편광방식 풀HD 불가능"
LG "기술진화 이해못해" 반박
TV 불황에 '3D 논쟁' 격해져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앙숙관계이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를 향해 "궤변을 늘어놓는다" "사기를 친다"는 식의 표현을 쓴 적은 없었다. 세계 3D TV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감정 섞인 격돌로 치닫고 있어서다. 광고전을 동반한 양사의 날선 공방은 지난해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선 글로벌 TV 시장을 떼어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부동의 1위 기업 삼성이나 전열을 가다듬고 맹렬한 추격에 나선 LG나 모두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3D TV 시장은 가파른 가격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TV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캐시 카우'다. 양사가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가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5층 다목적홀.김현석 삼성전자 TV개발팀장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가 강단 위에 올라섰다. 이날 열린 행사의 주제는 '삼성전자 3D TV 핵심 기술'.하지만 김 전무의 입에서 나온 발언들은 경쟁사인 LG전자의 FPR TV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김 전무는 "LG가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 엔지니어의 양심을 속이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였다. LG TV가 풀HD(초고화질)냐,누워서도 과연 볼 수 있느냐,어지럼증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LG 제품(LW5700)과 자사 제품(D800)을 나란히 놓고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갔다.
풀HD 화면은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땀구멍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김 전무는 "LG의 편광필름 방식은 풀HD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화면 위에 필름을 덧붙여 좌우 영상을 분리하는 편광방식은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그 어떤 학술지와 논문을 뒤져봐도 편광필름방식으로 풀HD를 표현할 수 있다는 문헌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연구원이 작성한 "편광필름 방식은 화질저하 현상이 발생한다"는 논문까지 인용했다.
LG전자가 "누워서도 볼 수 있다"고 선전하는 광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전무는 "3D 콘텐츠는 영상을 수평방식으로 찍어 구현한 것"이라며 "이를 누워서 보면 3D 효과가 없다. 오히려 어지럼증만 생긴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고객 시연회에 나서라"
LG전자도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거세게 반박하고 나섰다. 편광 방식으로는 풀HD를 구현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이 제시한 논문은 오래된 기술이며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한 삼성이 일방적으로 우리 제품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즉 과거 논문은 편광 방식 자체만을 언급한 것으로 FPR 방식에 대한 논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LG가 만든 FPR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각 시차를 두고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1080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밝기도 단순히 필름을 덧대는 것이 아니라 특수필름 기술이 들어가 있고 LED 기술이 발전해 일반 패널과 동일한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는 또 누워서 볼 수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진화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자유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머리를 수평으로 고정시켜야만 시청할 수 있는 셔터글래스 방식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어지럼증 문제에 대해서는 "셔터가 계속 열렸다 닫혔다하는 셔터글라스 방식이 어지럼증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일방적인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개시연회에는 나오지 않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LG는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기자들을 상대로 10일 제품시연에 나설 예정이어서 당분간 양사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편광필름 vs 셔터글라스
3D(3차원) TV는 두 가지로 나뉜다. 디스플레이 화면에 편광필름을 붙여 좌우 영상을 분리,입체감을 내는 편광필름(FPR) 방식과 안경으로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쏴주는 셔터글라스(SG) 방식이다. LG전자가 편광필름을,삼성전자는 셔터글라스 방식의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았다. 편광필름방식은 안경에 별도 장치가 필요없어 가볍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양쪽 눈을 번갈아가면서 가려주는 방법을 통해 입체영상을 만든다. 안경 제작비는 비싸지만 화질이 좋다.
3D TV 시장은 가파른 가격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TV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캐시 카우'다. 양사가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가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5층 다목적홀.김현석 삼성전자 TV개발팀장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가 강단 위에 올라섰다. 이날 열린 행사의 주제는 '삼성전자 3D TV 핵심 기술'.하지만 김 전무의 입에서 나온 발언들은 경쟁사인 LG전자의 FPR TV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김 전무는 "LG가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 엔지니어의 양심을 속이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였다. LG TV가 풀HD(초고화질)냐,누워서도 과연 볼 수 있느냐,어지럼증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LG 제품(LW5700)과 자사 제품(D800)을 나란히 놓고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갔다.
풀HD 화면은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땀구멍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김 전무는 "LG의 편광필름 방식은 풀HD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화면 위에 필름을 덧붙여 좌우 영상을 분리하는 편광방식은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그 어떤 학술지와 논문을 뒤져봐도 편광필름방식으로 풀HD를 표현할 수 있다는 문헌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연구원이 작성한 "편광필름 방식은 화질저하 현상이 발생한다"는 논문까지 인용했다.
LG전자가 "누워서도 볼 수 있다"고 선전하는 광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전무는 "3D 콘텐츠는 영상을 수평방식으로 찍어 구현한 것"이라며 "이를 누워서 보면 3D 효과가 없다. 오히려 어지럼증만 생긴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고객 시연회에 나서라"
LG전자도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거세게 반박하고 나섰다. 편광 방식으로는 풀HD를 구현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이 제시한 논문은 오래된 기술이며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한 삼성이 일방적으로 우리 제품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즉 과거 논문은 편광 방식 자체만을 언급한 것으로 FPR 방식에 대한 논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LG가 만든 FPR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각 시차를 두고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1080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밝기도 단순히 필름을 덧대는 것이 아니라 특수필름 기술이 들어가 있고 LED 기술이 발전해 일반 패널과 동일한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는 또 누워서 볼 수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진화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자유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머리를 수평으로 고정시켜야만 시청할 수 있는 셔터글래스 방식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어지럼증 문제에 대해서는 "셔터가 계속 열렸다 닫혔다하는 셔터글라스 방식이 어지럼증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일방적인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개시연회에는 나오지 않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LG는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기자들을 상대로 10일 제품시연에 나설 예정이어서 당분간 양사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편광필름 vs 셔터글라스
3D(3차원) TV는 두 가지로 나뉜다. 디스플레이 화면에 편광필름을 붙여 좌우 영상을 분리,입체감을 내는 편광필름(FPR) 방식과 안경으로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쏴주는 셔터글라스(SG) 방식이다. LG전자가 편광필름을,삼성전자는 셔터글라스 방식의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았다. 편광필름방식은 안경에 별도 장치가 필요없어 가볍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양쪽 눈을 번갈아가면서 가려주는 방법을 통해 입체영상을 만든다. 안경 제작비는 비싸지만 화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