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종합지수가 9일 약 4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하면서 신흥국 펀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등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은 남아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진시장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3002.15포인트로 마감해 작년 11월15일(3014.41)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을 되찾았다. 지난 1월 하순 2670선까지 추락했던 상하이지수는 2월 이후 반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본토펀드 수익률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펀드는 최근 한 달간 5.37% 수익률을 기록해 해외펀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 우려로 증시가 부진했던 탓에 중국본토펀드가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8%를 웃도는 국가"라며 "최근의 반등은 전인대 영향이 크지만 긴축 완화 조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지난해 오르지 못했던 몫까지 한꺼번에 오르는 강력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본토펀드는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한도(QFII 쿼터)만큼 투자할 수 있어 상당수 중국본토펀드가 한도 소진을 이유로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아직 가입할 수 있는 펀드들도 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9.42%로 가장 좋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UH(A)'는 작년 10월께 판매를 중단했지만 환매 물량이 나오면서 최근 판매를 재개했다.

'동양차이나본토UH A'(9.08%)도 환매 물량만큼 신규 판매를 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A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하나UBS슈퍼차이나A셰어ETF A'(7.64%)도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중국본토펀드 외에 브라질(5.05%),중남미(3.04%),인도(2.58%) 등 신흥국 펀드들도 부진을 털고 줄줄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연초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 주목받았던 미국 펀드는 최근 한 달간 1.62% 수익을 내는 데 그쳐 주춤한 모습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미국 펀드는 경기 회복에 따른 상승동력 덕분에 올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선진시장인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국내 주식형펀드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내고 싶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등 신흥국 펀드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