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 조기 전당 대회론이 부상하고 있다. 4 · 27 재보궐 선거가 한 달 보름여 남았지만 그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총선 · 대선을 앞두고 당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하고 있어서다. 4월 선거 후를 대비한 당권 예비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안상수 대표는 오는 14,15일 강원도 춘천에 간다.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강원도행이다. 한 측근은 "강원도 민심을 다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 당내 전대론을 확실히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도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과 강원도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은 데다 승리하더라도 지도부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최근 사석에서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한 측근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의견이 당내에 많다"면서 "조직을 강화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와 마찰을 빚었던 당내 개헌논의나 정운찬 전 총리의 분당을 출마에 대해 기존의 부정적 입장을 접은 것도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청와대와 사전 교감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당권 도전을 위한 기반다지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청와대와 코드를 맞춰 당내 개헌논의를 주도하고,연말 예산안 단독처리를 강행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원내대표는 친이-친박을 아우르는 화합형 리더가 된다는 그림 아래 그동안 소원했던 친박계와의 관계 개선도 조심스럽게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언 나경원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 등도 조기 전대 시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내년 선거를 위해서는 서민정책을 개발하고 세대교체를 통해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두언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이 당 대표경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경우 승산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전대 출마 가능성은 정운찬 전 총리의 분당을 당선과 연계돼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와 친이계의 지지를 업고 정 전 총리가 안정적으로 국회에 입성할 경우 정 전 총리를 민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 장관이 직접 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