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IT…대표株 '실적 경고등'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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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사흘 연속 미끄럼…잇단 악재로 업황 회복 더뎌
"1분기에 바닥 칠 것" 전망도
"1분기에 바닥 칠 것" 전망도
주도주로의 '화려한 귀환'이 기대됐던 정보기술(IT)주가 신통치 않다.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에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의 목표가가 줄줄이 하향됐고 주가 낙폭도 만만찮다. 패널가격 하락과 중동발 악재 등으로 IT 업황이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1분기가 실적 바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가 매수를 노려봄직하다는 조언이 많다.
◆코스피 이틀째 상승…IT업종은 최대 낙폭
9일 코스피지수는 5.15포인트(0.26%) 오른 2001.47에 마감해 이틀째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검토 소식에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 힘입어 장중 2016선까지 올랐다. 하지만 동시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10일)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개인이 37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64억원,기관은 84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전기전자업종이 1.37%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다. 대표주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삼성전기는 이날 6.13% 하락한 12만25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사흘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LED(발광다이오드) 판매가 하락으로 LED TV 부문의 성장 속도가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무라타의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문 역시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이노텍도 1.27% 내린 11만7000원으로 마감,나흘 연속 약세다. HSBC증권은 "LG이노텍 가동률이 이달에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가격 인하 타격을 상쇄하기엔 부족하다"며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목표가는 17만원에서 13만원으로 대폭 낮춰잡았다. 전날 주가 90만원 선이 무너진 삼성전자는 이날 1.00% 추가 하락,89만원으로 마감했다. 삼성 SDI(-2.87%) LG전자(-2.23%) LG디스플레이(-1.11%) 등 대표주들도 고전 양상이 뚜렷했다.
◆업황 회복 늦어져 실적 하향 잇따라
올초까지만 해도 IT업종이 작년 말의 부진을 털고 1분기에 주도주 자리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경기민감주인 IT업황이 바닥을 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중동의 정치적 불안,인텔의 '샌디브리지' 프로세서 리콜 등 악재가 잇따르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웰스파고는 최근 반도체업종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LCD 부문 역시 예상보다 TV 수요가 저조한 데다 공급 과잉이 겹쳐 고전 중이다. 노무라금융투자는 "패널 가격이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LCD 산업은 향후 1년 정도는 매력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말부터 IT종목에 대한 실적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며 "기관들이 뒤늦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데다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그동안 낙폭이 작았던 IT업종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IT업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6% 줄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IT 경기 상반기 중 바닥 칠 것"
전문가들은 IT업종이 더디긴 하지만 상반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악의 사이클을 지나 1분기 실적이 바닥이 될 것"이라며 "작년과 반대인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노동절 수요가 기대되고 북미와 유럽에서 신규 TV모델의 재고 축적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며 "실적 대비 낮은 주가의 매력이 돋보이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지수와 민간 고용 등 경기지표가 모두 기대 이상으로 개선되며 수요 회복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와 LED 업종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