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해체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어 해운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9일 3.15% 오른 1만150원에 마감했다. 부진한 업황 전망으로 작년 말부터 주가가 하락세였지만 이날 1만원대로 반등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중지됐던 선박 해체 사업이 최근 재개돼 업황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 배경이다.

양희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방글라데시 고등법원에서 자국 스크랩야드(고철처리업체)들의 영업 재개를 허가하는 판결이 나왔다"며 "방글라데시의 스크랩야드는 전체 선박 해체량의 약 40%를 담당해 해체 영업이 정상화되면 벌크선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벌크선 업황은 2004~2008년 호황기에 대거 발주된 데 따른 여파로 공급 과잉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 침체로 수출입 물동량은 급감했고,노후 한계선박이 제대로 폐선되지 않아 공급 조절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의 긴축정책 때문에 철광석과 석탄 등의 수요도 저조해 벌크선업계의 위기가 부각됐다. 국내 벌크선업계 2위인 대한해운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양 연구원은 "선박 해체가 활성화되면 연료 효율성이 낮고 화물 확보 경쟁력이 떨어지는 노후 선박을 시작으로 폐선이 급증할 것"이라며 "인도 파키스탄 등 경쟁국과의 경쟁으로 폐선 매입단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민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벌크선 시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내년부터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해운업황이 정상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