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7년간 BMW 디자인 총괄책임자로 일했던 크리스 뱅글(54·사진)의 영입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 등에 적용된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유연한 역동성)'을 주도했던 북미 디자인센터의 수석디자이너 필립 잭이 최근 회사를 떠나면서 빈자리를 채울 인물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2009년초 BMW를 퇴사한 뱅글은 퇴사 후 2년 동안 동종업계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비경쟁조약(NCC)에 따라 업계를 떠났으나 지난달 이 조약이 만료됐다.
이에 따라 다수의 유력 완성차 업체들이 그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에 나섰다. 업계가 추정하는 그의 연봉은 무려 1000만달러다.
크리스 뱅글은 피터 슈라이어, 윌터 드 실바 등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국 태생인 뱅글은 1992년부터 2009년초까지 BMW그룹에서 BMW, 미니, 롤스로이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디자인했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BMW 3, 5, 7시리즈 외에도 Z3, Z4, Z8, X3, X5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크리스 뱅글은 "디자인은 기업이 이익을 내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라며 "자동차 디자인은 생산판매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뱅글은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보다 해외에서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선 인지도가 더 높은 인물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아직 결정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영입이 확정되지 않은 한 구체적인 언급은 할 수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