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새들이 내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건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새들이 내 머리에 둥지를 트는 건 막을 수 있다. '

살다 보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할 때가 많다. 별것도 아닌 일에 발끈하기도 하고,본의 아니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실연의 슬픔에 젖어들 때도 있고,무기력감에 일손을 다 놓고 싶을 때도 있다. 슬픔이나 근심에 젖을 때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무언가를 사거나 먹으면서 이를 외면하려 한다.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프랑스 최고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치료사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음 돌보는 법을 설명한다. 《화내도 괜찮아,울어도 괜찮아,모두 다 괜찮아》는 '마음'이라는 모호한 단어를 재치있게 정의하고 고통을 다스리는 법,안정을 되찾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평정 상태에 이르기 위해 먼저 내면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특정 마음을 도려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슬픔이나 고통,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그곳에 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어떤 마음 상태가 과도하게 스스로를 지배하지 않도록 조절하라고 권한다.

그는 분노보다 위험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한다. 분노는 뛰는 것과 비슷해 빨리 갈 수 있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숨을 헐떡이며 멈춰야 한다. 반대로 유감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오랜 시간 조금씩 우리를 집어삼키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