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미국 시장에서 놀랄 만한 LCD TV 판매 결과가 나왔다. 이름도 낯선 비지오가 592만대를 팔아 1위를 차지한 것.2002년에 설립해 2003년부터 제품을 판매한 이 '젊은 기업'은 1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뒤 2009년 25억달러로 6년 새 150배의 성장을 일궈냈다. 어떻게 이런 성공이 가능했을까.

신형원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은 《나는 고집한다,고로 존재한다》(삼성경제연구소,1만2000원)에서 "비지오는 생산 공장이 없고 직원 수도 196명에 불과하지만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조립도 생산 전문업체에 맡긴다"며 "제조원가를 경쟁사보다 평균 20~30%,최고 50%까지 낮춰 경쟁력을 키웠다"고 말한다.

이 책은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CEO 강의 사례연구를 엄선해 최고 기업들의 경쟁력 원천을 분석한 것.최고의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IBM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면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CEO의 리더십으로 세계 최대 IT 서비스업체로 탈바꿈했다. 심로악기는 유럽의 가구 공장에서 나무 깎는 공법을 도입하는 등 저가 바이올린 기술력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시장이 5% 이하로 성장하면 다른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그래픽칩 제조회사 엔비디아의 성공 DNA도 확인할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