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전문가들 '가계빚' 부담 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물가 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연 3.0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3%대로 복귀한 것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또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총액대출 한도 금리도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농축수산물 및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달 4.5%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앞으로 경기 상승으로 인한 수요압력 증대, 국제원자재가격 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증대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해 금통위는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4.1%에 이어 전년동월대비 4.5% 오르면서 2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최동철 우리선물 채권·금리 연구원은 "지난달 금리 동결 시에는 물가 상승의 원인에 대해 공급 측면을 강조했지만, 원자재값 등의 인상분이 가공재품 가격에도 옮겨가면서 수요 측 원인도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결정에 앞서 이날 오전 한은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1년 전보다 6.6%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다시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 거시경제 전문가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의 신규 유입은 낮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이미 물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에서 기존 부채를 앉고 있던 가계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지난 8일 연중 최고치 3.30%로 오른 데 이어 9일에도 3.30%로 마감했다. 올해 초보다 0.50%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인상한 수준과 같은 것으로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