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안에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큽니다. "

지난 7일 기공식과 함께 공사에 들어간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학교(Dwight International School Seoul)'의 제리 살바도 교장(56 · 사진)은 10일 "아이들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최첨단 기술의 중심지가 될 DMC에 둥지를 튼 것은 환상적인 선택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9월 개교 예정인 이 학교는 미국 명문 사립학교 '드와이트 스쿨'의 서울캠퍼스.서울시가 DMC에 투자한 외국인 가족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유치했다.

드와이트 스쿨은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공동 설립자인 새뮤얼 삭스의 동생인 줄리어드 삭스가 1872년 뉴욕 맨해튼에 세운 학교. 미국 최초로 1972년 영국 런던에 해외캠퍼스를 뒀고 중국 베이징,캐나다 빅토리아에도 분교가 있다. 살바도 교장은 "교육과정이 표준화돼 있어 학생들이 캠퍼스를 옮겨다니며 공부할 수 있다"면서 "이미 해외에서 서울로 전학을 신청한 학생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뉴욕캠퍼스가 세계 경제를,런던이 문화와 역사를,빅토리아가 자연과 레포츠를 배우는 곳이라면 서울캠퍼스는 140년 학풍이 최신 기술력과 융합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분교에는 유치원~고등학교 전 과정이 개설된다. 국제학위인증(IB) 과정을 도입,해외 모든 나라에서 정규 학력을 인정받는다. 정원 540명(유치원 60명,1~12학년 각 40명) 가운데 20%를 내국인으로 채운다. 등록금은 연 2000만원 선.

살바도 교장은 "외국 시민권만 있고 영어로 공부할 능력이 없는 한국인은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수업 위주의 '명품 교육'을 선보이겠다"며 "한국 내 고등학생 정원을 1000명까지 늘리기 위해 부산 인천 세종시 중 한 곳에 제2캠퍼스를 세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드와이트 스쿨은 졸업생 60%가 코넬대 브라운대 등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복한 눈물'을 그린 미술가 로이 리히텐슈타인,토니상을 21차례 수상한 뮤지컬 감독 할 프린스,퓰리처상을 받은 언론인 월터 리프먼,맨해튼 '트라이브로우 브리지'를 설계한 건축가 로버트 모제스,데이비드 해리스 미국 유태인협회 회장,피오렐로 라 과디아 전 뉴욕시장(3선) 등을 배출했다. 사고뭉치 '힐튼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은 이 학교에 입학했다가 6개월 만에 자퇴서를 냈다.

"유명 인사 동문이 많긴 하지만 우리 학교에 특별한 인재상이란 건 없습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영향력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

살바도 교장은 캐나다 빅토리아대,영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예술을 전공했고 캐나다 피어슨대에서 교직원(코디네이터)으로 28년간 일했다. 현재 드와이트 캐나다캠퍼스 교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캠퍼스 교장을 겸임하게 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