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 경제ㆍ금융 컨퍼런스] "금ㆍ쌀ㆍ설탕ㆍ석유 투자매력 커져…억지 평가절하된 위안화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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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변기 아시아와 신흥시장 투자…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그룹 회장
신흥시장 증시 과열, 이제 매도 포지션 취할 때
中과 인접한 한국, 엄청난 기회 누릴 것
신흥시장 증시 과열, 이제 매도 포지션 취할 때
中과 인접한 한국, 엄청난 기회 누릴 것
'금 은 쌀 석유 위안화….'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그룹 회장이 앞으로 수년간 높은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꼽은 투자처다. 로저스 회장은 '격변기 아시아와 신흥시장 투자' 세션의 주제발표를 통해 "상품(commodity)은 지난 10~12년 동안 최고의 투자처였다"며 "앞으로도 최고의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에 굉장한 기회"라며 "특히 통일이 된 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표를 요약한다.
◆미국 채권 · 주식 팔고 원자재에 투자하라
미국 채권의 강세는 곧 끝날 것이다. 다음주가 될 수도 있고 다음달,다음 분기가 될 수도 있다. 미국 장기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파는 게 좋다. 미국 정부에 연 4~6%의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주식도 매력적이지 않다. 딸 아이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은 적다. 주식에서는 돈을 벌지 못할 것으로 본다. 미국 기술주나 신흥시장 주식 모두 마찬가지다. 그동안 과열됐던 주식들이다.
대신 원자재,농산물 등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원자재와 농산물이 부족하다.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부 농업 국가 농민의 평균연령은 58세다. 지난 30년 동안 누구도 농업에 새로 진입하지 않았다. 이제 농민의 평균 나이가 68세가 되면 더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 게다가 미국 등 정부는 돈을 찍어 내고 있다. 잘못된 정책이지만 그렇게 하고 있다. 상품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에서 원자재는 지난 12년간 10배의 수익을 올렸다. 사람들은 여전히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상황이 바뀐 것을 알아야 한다. 저는 상품,그리고 상품과 관련된 주식에만 투자할 것이다. 쌀과 금,은,천연가스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바로 거기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달러화는 팔고 위안화를 사겠다
19세기는 영국,20세기는 미국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구성된 자본주의 국가다. 요즘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중국어를 배우라고 조언한다. 우리 아이들도 중국어를 한다. 미국 뉴욕에 있는 집을 정리하고 싱가포르에 사는 것은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위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다. 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이 사두려고 한다. 앞으로 수년간 200~300%의 수익률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반대로 미국은 수년 내에 또 한번 경기 침체를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지난 200년 동안 4~6년에 한번씩 경기 침체가 반복됐다. 미국 달러는 잘못된 통화다. 미국은 최대 채권 공여국에서 최대 채무국이 됐다. 1세기 전 영국 파운드 스털링화가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잃을 때 그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부(富)를 축적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달러화는 위상을 잃고 있다. 나는 달러화가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모두 내다팔기 위해서다.
◆한국,더 이상 이머징마켓 아니다
이머징마켓 주식에 대해서도 매도 의견을 가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과열된 시장이지만 그만큼의 펀더멘털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은 예외다. 나는 사람들이 한국을 이머징마켓이라고 부를 때마다 크게 웃는다.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다. 미국을 개발도상국이라고 부를 수는 있어도 한국을 개발도상국이라 부를 수는 없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엄청난 기회다. 중국이 지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8% 성장 정책을 포기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국은 여전히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물론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러운 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앞으로도 번영하고 성장할 기회가 충분하다. 특히 북한과의 통일이 이뤄지면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다. 북한의 천연자원과 값싼 노동력,그리고 남한의 자본력과 경영 능력이 합쳐지면 엄청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유창재/안대규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