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사내하도급 관련 투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노동계에 촉구했다. 또 정치권에 더 이상 노사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희범 경총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은 10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선진국에서는 생산방식 다변화를 인정하고 사내하도급 활용의 적법성을 유연하게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생산방식의 다변화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정국으로 갈수록 정치권의 개별기업 분규에 대한 개입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 논리에 따른 개입은 분규 장기화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총 회장은 "무분별한 기업 대표 소환과 노조에 대한 해결 약속，노사 문제의 사회 이슈화 등에 정치권이 지나치게 앞장서고 있는 것은 노조의 불법을 옹호하고 막연한 기대감만을 준다"며 "노사 간 정상적인 대화를 방해하고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점점 정치권이 노조 편향적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산업현장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경총 회장은 "7월1일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이를 틈타 무분별한 불법행위가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제5단체는 사내하도급 문제에 대해서도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동응 경총 전무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사내 협력업체의 정규직 근로자로 이를 비정규직으로 몰아붙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하도급에 명확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투쟁하기 위해서，동력을 모으기 쉬워 상급단체에서 이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제 5단체장 간담회에는 손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 경총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기성 무역협회 전무가 참석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