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연초 친분이 있는 시인들을 청와대로 초청,시 낭송회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그대의 두 눈이…"로 시작하는 자작시를 낭송하면서 시인들과 교감의 시간을 가졌다고 여권의 한 관계자가 10일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소통을 위해 각계 인사들과 비공식적으로 자주 만남을 가진다"며 "문화계 인사들과도 수시로 만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시절부터 30여년간 시낭송회 멤버로 지낼 정도로 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된 후엔 바빠서 시를 접할 시간이 적지만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엔 차 안이나 집에 시집을 두고 좋은 구절은 수첩에 적고 몇 번이고 읽곤 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 추석 때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공중파 생방송 프로그램에 '깜짝 출연',정호승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낭독해 박수를 받았다. 2009년 12월1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을 마치고 비행기로 돌아오면서 생일과 대선승리,결혼기념일을 맞아 특별기 내에서 매화향기라는 시를 즉석에서 낭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 사석에서 "중고등학교 때 시인이 되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냥 저녁에 들어가면 내 삶에 대한 표현을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노트에 적은 것이 결국 삶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한 바 있다. 조병화 시인의 '5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