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0일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를 임명 제청한 이유로 "(산은) 민영화와 구조개혁 등 굵직한 숙제가 있는 만큼 믿고 통으로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산은 민영화는) 내 임기 중 다 해결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산은지주에 대해서는 "기능을 찢어놔서 왜곡돼 있다"며 "리바이탈라이징(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만수 특보를 산은지주 회장에 내정하기 위해 "삼고초려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인사를 생각하고 한다"며 "강 특보가 고집을 좀 부렸지만 파워풀하게 하려면 행장도 겸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를 인정해주는 분이 회장을 수락해 환호성을 질렀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의 관리 감독 대상인 산하 기관장에 '거물'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버겁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 특보의 산은지주 회장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금은 기능의 시대이지 계급장 따지고 병졸놀이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강 특보가) 후배 위원장 산하의 기관장을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산은지주 회장의 연봉과 관련，"산은지주의 비즈니스 성격이 일반 금융지주회사와 유사하므로 다소의 연봉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분산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떼어 파는 걸 반대한다"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능력이 문제이고，적절하고 자격 있는 곳이 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매각 또는 합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 금융산업이 그동안 잔뜩 쪼그라들어서 아무것도 못했다. 우산만 쓰고 시대 상황에 못 맞췄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큰 지도들이 그려질 거다. 지금 (내 머릿속) 그림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