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선물투자로 종자돈 8천만원을 1천300억원까지 불리면서 `압구정 미꾸라지'라는 별명을 얻은 윤강로(54) KR선물 회장이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KR선물 투자자 최모(51)씨가 KR선물 회장인 윤씨와 전 대표이사인 정모(49)씨에게 투자금을 떼었다며 이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2008년 4월 KR선물이 자사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SNC 인베스트먼트로 송금해 미국 선물시장에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해 12만2천달러(약 1억3천만원)를 투자했으나 정씨가 투자금을 들고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또 윤씨가 KR선물의 대주주 겸 회장으로 있고 직접 투자설명회를 열어 투자를 유치한 만큼 윤씨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SNC 인베스트먼트의 부사장으로 근무했으며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미국선물협회로부터 8천500만달러(약 947억원)를 횡령한 혐의로 미국 연방법원에 피소됐다.

금융위원회는 2009년 1월 KR선물이 무자격 외국 선물회사인 SNC 인베스트먼트에 장외통화선물을 위탁한 사실을 적발하고 KR선물에 3개월간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14일 최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KR선물 관계자는 "이미 금융감독원이 KR선물과 무관하게 최씨가 개인 자격으로 거래하다 돈을 잃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정 전 대표의 피소건과도 전혀 관계없는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