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 1주일에 최소 5일을 함께 보내는 여자, 당신의 남편에게 또 다른 아내가 있다?

뉴욕 상류층 커플에게 동시에 찾아온 비밀스러운 하룻밤을 다룬 시크릿 로맨스 '라스트 나잇'이 오는 3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영화 스토리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 묘사된 샘 워싱턴과 에바 멘데스의 관계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를 그리고 있어 더욱 화제다.

영화 ‘라스트 나잇’에서 ‘조안나’(키이라 나이틀리)는 건축가로 일하는 남편 ‘마이클’(샘 워싱턴)과 함께 한 파티에서 그의 직장 동료인 디자이너 ‘로라’(에바 멘데스)를 만나게 된다. ‘조안나’는 ‘로라’와 ‘마이클’이 주고 받는 눈빛과 친숙한 스킨십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일에 있어서도 프로페셔널 하고 당당한 섹시함이 넘치는 ‘로라’와 같은 여성이 자신의 남편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본다면 어떤 여성이라도 ‘조안나’처럼 불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클’은 ‘로라’는 단지 친한 직장 동료이며 함께 일하는 사이일 뿐이라고 못을 박는다.

영화 ‘라스트 나잇’ 속 ‘마이클’과 ‘로라’처럼 직장 내에서 실제 배우자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남녀 사이를 두고 ‘오피스 스파우즈’라 부른다. 남편과 아내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는 이성 동료, 업무상 부부를 뜻하는 말로 사내 연애와는 다른 감정이라고 말한다.

성별에 따라 ‘오피스 와이프’와 ‘오피스 허즈번드’로 불리는 ‘오피스 스파우즈’는 실제로 현대인들이 가정보다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고, 배우자보다는 직장 동료와 공통의 관심사나 성취감을 나눌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경력관리 사이트 볼트닷컴(Vault.com)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기혼자 3명 중 1명은 직장이나 거래처에 절친한 이성 친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 ‘역전의 여왕’이나 ‘결혼 못하는 남자’ 등에서도 묘사될 만큼 ‘오피스 스파우즈’는 익숙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오피스 스파우즈’는 실제 업무에서 닥치는 고충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삭막한 직장 생활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오피스 스파우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자신의 배우자나 애인에게 이런 존재가 있다면 질투를 느낄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금 애인이나 배우자에 만족한다는 의견은 20%에 불과한데 반해 남성의 65%, 여성의 59%가 ‘오피스 와이프’나 ‘오피스 허즈번드’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반면, 애인이나 배우자의 오피스 와이프나 오피스 허즈번드에 대해서는 남성의 74%, 여성의 85%가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해 이중적인 입장을 보였다.

영화 속 ‘조안나’의 대사처럼 하루에 10시간씩, 1주일에 5~6일을 함께 보낸 직장 동료에게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영화 ‘라스트 나잇’에서는 ‘마이클’과 ‘로라’가 출장을 함께 떠나면서 ‘조안나’와 ‘마이클’의 관계에 위기가 닥치게 되는 터라, ‘오피스 스파우즈’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영화 ‘라스트 나잇’을 통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현정 기자 angele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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