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채권형 펀드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들어 7조원이 넘는 자금이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5164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1일 이후 최대 순유출 규모다.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지속적으로 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7조 962억원의 자금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로 2320억원이 순유입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은행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 관련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악화된다.

지난 10일에도 금통위는 3월 기준금리를 전달보다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해 올들어 두번째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두세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1.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작용하고 있으며, 작년 말부터 글로벌 경기지표가 반등하고 있어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채권 관련 투자상품의 매력도는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기관의 경우 채권형 펀드를 환매한 후 주식형 펀드로 갈아탔거나, 이동할 시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해 채권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는 바람에 기관들이 채권형 펀드에서 많이 빠져나갔다"며 "작년 채권형 펀드의 성과가 양호했기 때문에 3월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을 확정하기 위해 환매하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작년 기관이 채권형 펀드를 선호하는 추세였다면, 올해에는 주식형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라며 "코스피 지수 조정으로 가격 매력이 있다고 판단되자 일부는 주식형 펀드, 투자자문사 상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