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12일 새벽 대만 쓰나미 상륙…환태평양 대지진 전조인가
지질학에서는 지구 표면을 이루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판'이라고 부른다. 대륙별로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 남극판 북아메리카판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대륙뿐만 아니라 해저에도 '판'이 존재한다. 남미 인근 해저지역의 '나스카판'과 태평양을 중심으로 형성된 '태평양판' 등이 대표적이다. 해저지역 '판' 중에서는 태평양판이 가장 크다.

이런 '판'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산처럼 한자리에 고정돼 있지 않고 지각 위를 조금씩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판과 충돌하는 경우도 잦다. 지각 판끼리 맞부딪치면 엄청난 충격이 발생한다. 단층들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압박을 받고 그 아래 거대한 용암층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이음새가 폭발하면 단층의 가장자리가 움직이고 뒤틀리게 된다. 이 지점을 진원(震源)이라고 하고 진원으로부터 수직 방향의 지표상 지점을 진앙(震央)이라고 한다. 지진과 화산 폭발은 이런 지질 현상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지진과 화산폭발은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서 자주 일어난다. 이런 지역에는 '지진대' 또는 '화산대'라는 명칭이 붙는다. 태평양판의 가장자리는 '환태평양 지진대' 또는 '환태평양 화산대'라고 부른다. 일본은 이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다. 지리적으로 지진과 화산폭발 등이 잦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日 강진…쓰나미 강타] 12일 새벽 대만 쓰나미 상륙…환태평양 대지진 전조인가
'불의 고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는 칠레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남미와 북미 해안,태평양 건너 일본과 동남아시아,태평양 섬 등을 연결하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로 육지와 해저를 가리지 않고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지질학 이론인 '판 구조론'에 따르면 환태평양 지역은 지각을 덮는 여러 판 중 가장 큰 태평양판이 다른 판들과 충돌한다. 역대 최악의 자연재해가 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지진 규모에서 역대 1~8위를 기록한 지진들이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일어났다.

1883년 자바섬 인근 크라카토아 화산폭발은 핵폭발의 위력으로 인도네시아 해안을 날려버린 것으로 유명하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1980년 미국 세인트 헬레나 화산 폭발,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도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초래됐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등 남아시아에서 23만명을 희생시킨 쓰나미도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환태평양 지진대에서는 진도 7.0 이상의 강진이 한 해 평균 19.4번 발생한다. 특히 8.0 이상 강진이 1950~65년 7차례나 발생했다가 잠잠해진 후 2004년부터 다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엔 환태평양지진대가 50년 주기로 오는 초강진 빈발 시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환태평양지진대 다음으로 규모가 큰 지진대는 '알프스-히말라야 지진대'로 대서양의 아조레스제도에서 지중해,중동,인도 북부,수마트라섬,인도네시아를 거쳐 환태평양지진대와 연결된다. 이번 일본 강진으로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하와이 괌 등에도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것도 이때문이다. 환태평양 대지진 전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이런 지진대에서 비켜나 있는 캐나다 브라질 호주 인도 아라비아반도 남아프리카 시베리아 등 대륙 내부나 해저에서는 지진활동이 매우 드물다.

그동안 한국은 유라시아판의 내부에 있어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지역이 '아무르판'에 속해 있으며 한반도가 아무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어 지진 위험이 높다"고 우려한다. 한반도 역시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닌 셈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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