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일본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8-9도의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면 신고리 원전 등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까.

교육과학부는 12일 이에대해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발전소 ‘바로 밑’에서 규모 6.5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으면 방사능 유출 등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수치로만 보면 “이번 일본 강진과 같은 8.8 규모에는 무방비 상태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실제 지진 양상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상의 내진설계라는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해당 원전의 ‘바로 밑’에서 발생해도 냉각수 등의 유출이 전혀 없는 상태를 안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지반 가속도는 진앙으로부터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줄어드는만큼,이번 일본 강진과 비슷한 8~9 규모의 지진이라도 ‘직격탄’만 맞지 않는다면 원전 자체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심각한 훼손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설명이다.

이번 지진의 진앙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울진 원전(거리 1154km)의 원전부지 지진감시계에 기록된 지반가속도 값은 0.0006g로 미미한 수준이었다.원자력 안전규정상 0.01g 이상이면 경보를 발령하고 원자로를 가동하면서 안전점검을 벌이고,0.1g 이상이면 원자로를 정지시킨 뒤 점검한다.

교과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환경방사능감시 상황반을 운영하고,전국 70개소에 설치ㆍ운영 중인 국가환경방사능감시망의 감시 주기도 평소 15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다.

백민 교과부 원자력안전과장은 “이번 일본 원전 사고는 지진으로 전력 공급이 끊겨 냉각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자 방사능 증기가 새어 나오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춰도 안전한 ‘자연 대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난달 28일 상업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원전과 고리(4기),월성(4기),영광(6기),울진(6기) 등 모두 21기의 상업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총 국내 원전 설비용량은 1만8716만㎾로 전체 발전 설비용량의 24.6%를 차지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