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11일 발생한 일본 강진으로 한국을 오가는 일본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12일 운항이 재개되자 일본에 머물던 유학생 등이 서둘러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12일 오후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유학생 신모(21)씨는 “2년째 도쿄에서 공부했고 4월에 대학에 입학할 예정인데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얼른 돌아오라고 해서 급하게 표를 구해 귀국했다”고 말했다.

신씨는“가로등은 물론 전철이 좌우로 흔들릴 정도로 강력했다”며 “평소 30∼40만원 하는 편도 티켓을 100만원이나 주고 샀다”고 덧붙였다.

출장 차 도쿄에 갔다 돌아온 김남원(47)씨는 “원래 어제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오후 7시30분 예정이던 비행기가 오늘 오전 1시에야 출발하고 나서 비행기가 끊겨 오늘 새벽까지 공항에서 계속 기다렸다”고 말했다.김씨가 탄 비행기도 12일 오전 8시10분에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 안에서 2시간이나 기다린 뒤에야 출발했다.

김씨는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들은 일본 안에서 연고지가 없으니 무작정 공항에서 좌석이 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건물이 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강력했다.한국에서 가져간 로밍폰은 전혀 되지 않아 한두 시간마다 잠깐씩 연결이 되면 그동안 확인하지 못한 문자가 대량으로 쏟아졌다”며 “일본인들도 처음에는 동요하지 않다가 여진이 계속되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항에서 만난 일본인 오다 시게루씨는 “출장 때문에 한국에 왔는데 도쿄에 혼자 있는 딸이 걱정돼 얼른 들어가려고 한다”며 “일본은 원래 지진이 자주 일어나지만 이번 지진 소식은 정말 충격이었고 피해가 커서 슬프다”고 말했다.

친구와 도쿄로 여행을 갔다가 지진을 만난 회사원 이모(24)씨는 “도쿄 시내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길에 다리를 건너는데 갑자기 다리가 무섭게 흔들렸다. 세상이 요동치는 것 같았다.그렇게 무서운 경험은 처음이어서 죽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끔찍한 경험을 털어놨다.

도쿄에서 유학하는 이가은(21)씨도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집에 있는데 갑자기 흔들림이 느껴졌다.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정도가 심해지더니 주방에서 가재도구들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무서워져서 지갑과 열쇠만 들고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아서 6층에서 뛰어내려 오는데 내 방에 있는 책장이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렸고 거리에 나와보니 일본인들도 너무 놀라 다들 헬멧을 쓰고 비상식량을 챙겨 나와 있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새벽 일찍 공항으로 가 예약한 티켓을 발권하려고 했지만 항공사에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발권기를 중단시켜놔서 오후에야 비행기를 탔다”며 “4월에 학기가 시작해 얼른 돌아가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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