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유전 개발 프로젝트 외에 양국 간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협력 과제로는 시스템반도체 금융 콘텐츠 등을 선정했다.

정부에 따르면 UAE는 파운드리(수탁생산) 분야에서 이미 세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메모리 분야에선 절대 강자지만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국이 UAE와 협력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UAE는 전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무바달라 펀드를 보유, 세계 금융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ADIA는 운영 자산이 약 600조~8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콘텐츠 분야 개발 협력에선 한류 콘텐츠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비축 분야에서도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UAE가 원유 600만배럴을 한국 내 비축시설에 무상 저장하는 대신 한국은 유사시에 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한국은 별도 예산 없이 전략 비축유 구매비용 약 7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UAE는 저장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향후 UAE에서 증산되는 원유 가운데 일일 최대 30만배럴까지 한국이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도 MOU에 담았다. 최근 불안한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상황 등을 감안한 조치다.

한국이 2009년 수주한 UAE 원자력발전소와 관련해선 전문인력 양성 계약이 체결됐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UAE원자력공사(ENEC) 등과 UAE 원전 전문학사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주요 원전 운영 분야에서 기술자 180명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3년간 계약금액은 약 315억원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