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스포티지R 터보 GDI는 탐이 나는 차다. 엔진이 기존 가솔린 직분사 방식에서 터보 직분사로 바뀌면서 주행 성능과 승차감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세타 II 터보 엔진은 북미 시장에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 터보'와 기아차 'K5 터보'의 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동을 걸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점은 정숙성이다. 라디오 볼륨을 낮춰 놓아도 또렷하게 들리는 게 중대형 세단에 근접했다는 느낌이다. 풍절음과 진동 면에서도 디젤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락했다.

통상 가솔린 모델의 약점으로 꼽히는 토크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이 차량의 최대토크는 37.2㎏ · m로 40.0㎏ · m인 디젤 모델과 큰 차이 없다. 1800~3500rpm에서 꾸준히 35.0㎏ · m이상의 힘을 낸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최고출력은 261마력으로 184마력에 그친 디젤 모델보다 월등히 힘이 좋다. 2000rpm 이하에서도 거뜬히 시속 100~120㎞를 달릴 수 있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으면 순식간에 시속 160㎞ 이상이 나온다.

연식이 2011년형으로 바뀌면서 내외부 디테일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듀얼 머플러,격자무늬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통해 기존 모델과 외관을 차별화했다. 앞자리 의자 뒤 그물망 소재가 인조가죽으로 바뀐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선택 사양이었던 전복감지 사이드&커튼 에어백이 기본사양으로 바뀌었다. 차세대 차체제어장치(VSM),급제동경보장치(ESS) 등의 첨단사양은 그대로다.

연비는 다소 아쉽다. 4륜구동과 2륜구동 모델의 공인 연비는 각각 ℓ당 10.8㎞과 11.2㎞다. 터보 엔진을 단 모델인 만큼 연비가 다소 떨어지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은 2륜구동 모델이 2075만~2710만원,4륜구동 모델이 2579~2890만원이다. 같은 사양의 디젤 모델에 비해 100만~200만원 저렴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