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별명이요? 이름 때문인지 한심해 안순해 안친해 안심해 안산시내 등 수십가지예요. 친한 친구들은 전에 치아교정을 받았을 때 공실이(둘리 여자친구)를 닮았다고 해서 '공실이'라고 불러요. 최근에 '안장군'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어요. 새침데기 같지만 털털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붙여진 것 같아요. 올시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한번 호령해볼까요(웃음)."

이달 말 KLPGA투어 개막전(하이마트 여자오픈) 출전을 앞둔 안신애(21 · 비씨카드 · 사진)의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해 아깝게 KLPGA투어 상금왕을 놓친 데다 투어 3년차인 올해는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안신애는 최근 크게 놀랐다. 지난달 유러피언여자투어(LET) ANZ마스터스에 출전했을 때 어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대회가 끝난 뒤 알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다행히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았고 수술도 잘 끝났어요. 올해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겠어요. "

안신애가 뉴질랜드 · 호주 동계훈련 중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체력훈련이다. "1주일에 서너 번,하루 1시간씩 휴식 없이 이뤄지는 강행군이어서 끝나면 쓰러질 정도였어요. 동계훈련 전에 근육량보다 지방량이 2㎏가량 많았는데 지금은 역전됐죠.지난해 7㎏까지 빠졌던 몸무게는 2㎏ 늘었어요. 투어는 체력과의 전쟁이죠.몸이 힘든 게 마음이 힘든 것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기초 체력이 뒷받침돼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잖아요. "

국내에 돌아와서는 지구력을 더 기르기 위해 조깅을 했다. 집에서도 운동을 했더니 어느날 아버지(안효중)가 러닝머신을 사줬다. "제 방에 러닝머신이 들어오면서 침대가 빠졌어요(웃음)."

체력훈련과 간결한 스윙 덕분에 드라이버와 아이언샷 거리가 각각 10야드,5야드 늘었다. "하체를 고정하고 스윙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려고 해요. 백스윙 때 팔을 쓰는 게 버릇인데 몸통 등 큰 근육을 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죠."

안신애의 특기는 정확한 아이언샷이다. 그는 "연습장에서 목표 지점을 정하고 1m 단위로 샷 연습을 한다"며 "스코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쇼트게임이기 때문에 짧은 아이언과 퍼트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2승을 거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필드 안팎에서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라운드를 소화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상금왕과 다승왕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