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은 14일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이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건설,국방,보건 · 의료,환경,지역 및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UAE가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 1500만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녹색성장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UAE,세계 6위 유전국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가 급등과 관련,이 분야에서 지속적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석유 개발과 관련, 구체적인 성과물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UAE는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6위(약 1000억배럴)의 핵심 유전국이다.

한국과 UAE는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 분야 협력 및 보건 · 의료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2009년 12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 만족을 표했다. 한국 정부가 수주한 UAE 원자력 발전소가 최고 품질로 건설될 수 있도록 협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양국은 기술 인력 경험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 정보기술(IT) · 금융 등 새 성장동력으로 협력 대상을 넓혀 나가는 미래지향의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부다비에 GGGI 사무소 설치

양국 외교부 장관은 UAE가 향후 3년간 GGGI에 1500만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과 보조를 맞춰 GGGI는 아부다비에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포괄하는 지역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GGGI는 또 아부다비의 마스다르시를 세계적인 스마트시티로 성장시키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MOU 체결로 GGGI는 UAE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수립을 지원하고 GGGI 전문가를 UAE에 직접 파견, 녹색성장 분야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아부다비에 설치되는 GGGI 지역사무소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의 녹색성장 정책을 도우며 녹색분야 지식을 공유하고 교육하는 센터로 활용된다.

GGGI는 이 대통령이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처음 설치 계획을 밝힌 후 2010년 6월 개발도상국 녹색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이 주도하는 최초의 국제기구로 설립됐다. 현재까지 덴마크와 일본의 지원으로 재원을 마련했으며 향후 UAE 독일 노르웨이 등 10여개국의 자금지원을 확보, 2012년 국제기구화할 예정이다.

GGGI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산림전용방지 활동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에티오피아의 농업용수 정비사업,브라질의 녹색성장 로드맵 수립 등을 추진했다.

아부다비(UAE)=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