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진 연구 '선택과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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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 기관 없이 여러 곳 분산돼…국방·산업 활용에 필수 깨달아야
일본 북동부 근해에서 일본 지진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 발생해 이 지역 일대를 초토화했다. 지구상에 대형 지진이 날 때마다 과연 한반도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돼왔다. 일본의 이번 지진은 지구물리학적으로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충돌에 의한 역단층의 해저지진이었기 때문에 대형 쓰나미를 야기,더 큰 피해를 초래했다.
이 곳은 해저에서 여러 개의 판들이 서로 만나며 충돌하는 복잡한 지대에 속한다. 유라시아판에 속하는 아무르판과 북미판에 속하는 오호츠크판 등이 있다. 특히 태평양판은 서쪽으로 매년 8.3㎝의 속도로 움직이면서 북미판 밑으로 침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판 경계에서 발생한 지진을 판경계지진이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대형 참사를 초래하는 지진(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2010년 아이티 지진)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한 종류는 2008년 5월12일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쓰촨 대지진(규모 7.9)처럼 판내부 대륙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있다. 지난 2월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규모 6.3의 지진은 호주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서 발생한 판경계 지진이다.
지진의 규모(magnitude)는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탄성에너지의 방출을 의미한다. 지진은 물리학적으로 질량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오랫동안 축적된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게 된다. 이를 측정하는 단위가 규모이며 규모 하나가 변하는 데 약 30배의 에너지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일본 동북부 지진(규모 9.0)은 에너지 세기에 있어 뉴질랜드 지진(규모 6.3)의 약 1만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몰고왔다.
일본은 판경계에 위치한 지진국이고 중국은 판내부에 위치한 지진국이다. 한반도는 일본 열도와 중국대륙 사이에 있다. 대부분의 대지진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경계인 일본 열도에서,혹은 북진하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에 의해 중국대륙과 몽골에서 발생한다. 큰 지진에너지는 일본과 중국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한반도는 두 개의 충돌지역에 끼어 있는 완충지대에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는 이웃 일본이나 중국에서처럼 치명적인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행운'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백두산의 화산 폭발이 임박한 것처럼 소문이 떠돌고 있고 우리 기상청에서도 화산 폭발에 관한 다양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백두산을 휴화산이라고 정의했고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각에서 염려하는 것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백두산 화산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화산이 아니다. 백두산은 일본이나 하와이의 화산과는 달리 재발 가능성이 희박한 화산에 속하기 때문에 미리 그렇게 심각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정작 우리에게 지진연구가 절실한 까닭은 다른 데 있다. 지진학은 핵실험을 탐지하는 등 주요 국방 수단이다. 또한 원전부지 선정이나 자원탐사 등 산업에 이용되는 기초학문 분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독립적인 지진전문 연구기관이 없고 모두 다른 기관에 얹혀 있다.
예컨대 기상청에서 전국 지진관측망과 지진 연구 · 개발(R&D) 사업을 하는가 하면 지식경제부 산하로 지질자원연구원,원자력연구원에서 분리된 한국안전기술연구원,한전의 전력연구원 등 여러 기관에 전문인력이 흩어져 있어 기초연구가 부족하다. 지진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자료,정보 및 장비를 공유하고 중복되는 예산과 시간을 줄여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국가지진연구원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지진과 화산에 대한 올바르고 권위있는 지식을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할 때다.
김소구 < 한국지진연구소장 >
이 곳은 해저에서 여러 개의 판들이 서로 만나며 충돌하는 복잡한 지대에 속한다. 유라시아판에 속하는 아무르판과 북미판에 속하는 오호츠크판 등이 있다. 특히 태평양판은 서쪽으로 매년 8.3㎝의 속도로 움직이면서 북미판 밑으로 침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판 경계에서 발생한 지진을 판경계지진이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대형 참사를 초래하는 지진(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2010년 아이티 지진)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한 종류는 2008년 5월12일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쓰촨 대지진(규모 7.9)처럼 판내부 대륙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있다. 지난 2월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규모 6.3의 지진은 호주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서 발생한 판경계 지진이다.
지진의 규모(magnitude)는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탄성에너지의 방출을 의미한다. 지진은 물리학적으로 질량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오랫동안 축적된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게 된다. 이를 측정하는 단위가 규모이며 규모 하나가 변하는 데 약 30배의 에너지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일본 동북부 지진(규모 9.0)은 에너지 세기에 있어 뉴질랜드 지진(규모 6.3)의 약 1만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몰고왔다.
일본은 판경계에 위치한 지진국이고 중국은 판내부에 위치한 지진국이다. 한반도는 일본 열도와 중국대륙 사이에 있다. 대부분의 대지진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경계인 일본 열도에서,혹은 북진하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에 의해 중국대륙과 몽골에서 발생한다. 큰 지진에너지는 일본과 중국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한반도는 두 개의 충돌지역에 끼어 있는 완충지대에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는 이웃 일본이나 중국에서처럼 치명적인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행운'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백두산의 화산 폭발이 임박한 것처럼 소문이 떠돌고 있고 우리 기상청에서도 화산 폭발에 관한 다양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백두산을 휴화산이라고 정의했고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각에서 염려하는 것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백두산 화산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화산이 아니다. 백두산은 일본이나 하와이의 화산과는 달리 재발 가능성이 희박한 화산에 속하기 때문에 미리 그렇게 심각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정작 우리에게 지진연구가 절실한 까닭은 다른 데 있다. 지진학은 핵실험을 탐지하는 등 주요 국방 수단이다. 또한 원전부지 선정이나 자원탐사 등 산업에 이용되는 기초학문 분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독립적인 지진전문 연구기관이 없고 모두 다른 기관에 얹혀 있다.
예컨대 기상청에서 전국 지진관측망과 지진 연구 · 개발(R&D) 사업을 하는가 하면 지식경제부 산하로 지질자원연구원,원자력연구원에서 분리된 한국안전기술연구원,한전의 전력연구원 등 여러 기관에 전문인력이 흩어져 있어 기초연구가 부족하다. 지진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자료,정보 및 장비를 공유하고 중복되는 예산과 시간을 줄여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국가지진연구원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지진과 화산에 대한 올바르고 권위있는 지식을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할 때다.
김소구 < 한국지진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