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7 보궐선거 경기도 성남 분당을의 공천을 놓고 여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까지 공천신청 접수를 마감한 뒤 17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공천 방식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에선 출마압력을 받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 분당을 공천의 가장 큰 변수는 정운찬 전 총리의 출마 여부다. 여권 주류에서 재 · 보선 이후 정 전 총리의 정치적 역할을 고려해 출마를 강하게 설득하고 있지만 정 전 총리는 현실정치가 자신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출마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측근은 13일 "민간 분야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에 나가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며 "15일까지 공천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여성비례대표 차출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거론되는 후보들이 지역 내 지지세가 미약하고 무리하게 공천을 줄 경우 강재섭 전 대표 등 기존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등으로 표 분산 가능성이 커져 당 지도부도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 등 기존 주자들은 조직표 다지기에 본격 나섰다. 강 전 대표는 이날 지역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강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상 강 전 대표가 야당후보에게 앞서는 상황"이라며 '정운찬 구원투수론' 차단에 힘을 쏟았다.

손 대표의 출마 여부도 민주당의 관심거리다. 손 대표는 출마와 불출마 어느 쪽을 택하든 떠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의 선택이 결국 한나라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있다. 강 전 대표 등이 나선다면 배수의 진을 칠 것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싸워 이긴다면 명실상부한 야권의 대안 후보로 자리를 굳힐 수 있다. 반대로 초선 비례대표급 이하의 후보가 나선다면 '구원등판론'은 자연스레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구동회/김형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