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보험사 주가는 일본 대지진으로 지급액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로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증시에서 일제히 급락했다. 세계 1,2위 재보험사 뮌헨리와 스위스리는 5% 넘게 떨어졌다. 프랑스 최대 재보험사인 스코르SE는 무려 8% 가까이 폭락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본의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손실액을 추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지난달 발생한 뉴질랜드 지진 피해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금 지급 액수도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발생한 뉴질랜드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50억달러,보험사 손해액은 1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재난관리업체인 에어월드와이드의 자얀타 귄 부사장은 "이번 지진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미야기(宮城)현을 비롯한 4개 현의 해안 3㎞ 구간에서 보험에 가입된 피보험물은 약 240억달러,이들 4개 현의 전체 피보험물은 약 300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난관리업체인 EQECAT는 이번 강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강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방사능 피해가 어느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본 내 최대 외국계 보험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은 "일본에서는 '포괄적 핵 예외' 조항이 있다"고 밝혔지만 방사능 유출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톰 라슨 EQECAT 부사장은 "원자로 사고는 계량화하기 정말 어려운 엄청난 사태"라면서 "재산보험보다는 생명보험 업계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코리안리가 500만달러가량의 일본 관련 재보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일본과 관련된 계약 규모는 최대 50억원대로 큰 피해가 없다"며 "호주 홍수,뉴질랜드 지진에 이은 일본의 대지진 등 초대형 자연재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재보험료율이 3~5%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