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리비아 시민군이 13일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의 공세에 밀려 브레가 동쪽에 있는 도시로 또 다시 퇴각했다.시민군의 피해가 커지면서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다피군이 대규모 석유산업단지가 있는 도시 브레가로부터 20㎞ 떨어진 우카이라와 비셰르를 차례로 빼앗으며 진격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카다피군의 공세가 강화되자 브레가에서는 이날 시민군 수십 명이 대공화기가 탑재된 트럭 등을 타고 동쪽의 아즈다비야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관측됐다.브레가에서 8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즈다비야는 반군의 근거지인 벵가지 등 동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가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이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날 군 소식통은 인용해 카다피 친위부대가 반군이 장악했던 도시 브레가를 탈환했다고 주장했다.카다피군의 세력이 커지면서 시민군에 대한 탄압도 거세지는 것으로 알려졌다.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이날 “카다피군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거나 외국 언론의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있다”며 “고문이나 정치적 살인 등 리비아의 과거 행적에 비춰볼 때 체포된 이들의 안전이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아랍연맹은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비상회의에서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토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하기로 합의했다.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군사적 개입이 아니라 리비아 민간인과 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아랍연맹의 결정이) 카다피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리비아 국민에 대한 지지에 힘을 실어줬다”며 미국은 모든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등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하고 있어 유엔안보리에서 합의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 했던 중동 시위가 아라비아반도 각국에서 다시 격화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예멘에서는 경찰이 저격수를 동원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 12∼13일 이틀간 모두 7명의 시위대가 숨지고 300여명 이상이 다쳤다고 AP통신이 전했다.특히 시위대는 예멘 진압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이 아닌 독가스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13일 시아파 수천명이 시아파 차별정책을 철폐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소규모 시위가 계속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