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와트니(30 · 미국)가 세계 톱랭커 66명이 출전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에서 가장 많은 상금인 140만달러(약 15억7500만원)를 땄다.

와트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블루몬스터TP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최종홀에서 3.6m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추격해 오던 더스틴 존슨(미국)을 2타차로 제치고 메이저급 대회인 WGC 시리즈에서 첫승을 올렸다. 2005년 투어 데뷔 후 통산 3승째다. 그의 4라운드 합계 스코어는 16언더파 272타.2년 전 이 대회에서 필 미켈슨에게 1타 뒤져 2위에 그친 '한'(恨)을 말끔히 풀었다.

케빈 나(28 · 타이틀리스트)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5위,최경주(41 · SK텔레콤)와 양용은(39)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39위에 올랐다. 김경태(25 · 신한금융그룹)는 공동 49위,노승열(20 · 타이틀리스트)은 59위,앤서니 김(26 · 나이키골프)은 60위에 각각 머물렀다. 타이거 우즈는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챔피언 와트니의 트레이드 마크는 장타력이다. 와트니는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298.1야드(약 271m)로 이 부문 랭킹 13위다. 그는 명교습가 부치 하먼을 만난 이후 안정된 장타자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소개한 와트니의 '파워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는 스윙 아크를 크게 한 점이다. 와트니는 종전엔 백스윙 때 손 · 팔을 많이 쓴 나머지 클럽을 목표라인에서 먼 안쪽으로 이끌었다. 스윙 아크가 작아지고 임팩트존에서 정확한 히트를 가로막는 과도한 체중이동이 뒤따랐다. 하먼은 이를 고치기 위해 백스윙 때 팔이 몸 앞쪽에서 움직이도록 했다. 그러자 톱에서 팔과 손이 머리에서 최대한 멀어졌고,그만큼 아크는 커졌다. 큰 키(188㎝)와 큰 아크가 어우러져 300야드를 날리게 됐다.

둘째는 적절한 체중이동이다. 예전에는 백스윙 때 체중이 오른발 바깥으로 넘쳐나갈 정도로 지나쳤다. 체중이동은 두 발 사이에서 클럽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이론에서 벗어난 것.하먼은 원인을 딱딱한 무릎에서 찾았다. 오른 무릎이 경직돼 있다 보니 백스윙 때 체중이 목표에서 너무 멀리 가 균형을 잡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하먼은 와트니에게 "무릎을 플렉스(유연)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그 결과 과도한 체중이동이 없어졌고 톱에서 상체회전이 잘 됐으며 지나치게 큰 스윙을 막아줬다. 이는 정확성과 헤드스피드를 높였다.

셋째는 다운스윙 때부터는 왼다리에 체중을 실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운스윙은 왼발을 내디디면서 시작하고,임팩트-폴로스루-피니시 때 체중은 자연스럽게 왼발로 옮겨져야 한다. 와트니는 예전에 임팩트존에서 오른다리에 체중이 남아 '역 C자형' 자세가 되곤 했지만,지금은 임팩트 직후 왼다리가 일직선이 되고 오른무릎이 따라가면서 직선에 가까운 자세를 만들었다.

하먼은 "왼발이 오른발보다 낮은 내리막 지형에서 스윙연습을 하면 다운스윙 때 원활한 체중이동 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