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엑스코를 아십니까. " 요즘 대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이다. 엑스코는 오는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초대형 전시컨벤션센터다. 최근 대규모 증축 공사를 마쳤다.

엑스코는 올해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의 안방역할을 한다. 대구에선 올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2012년 세계곤충학회 유치,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2015년 세계물포럼 유치 국내 후보지역으로도 선정돼 있다. 대구엑스코가 없다면 이 같은 굵직굵직한 세계 대회 개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새 단장을 마친 엑스코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방문객 마케팅(visitor marketing)에 나서고 있다. 확장된 엑스코는 전시면적만 기존 1만2000㎡에서 2만3000㎡로 두 배가량 확장됐다. 야외전시장까지 합하면 2만7000㎡에 달한다. 국제규모 전시장으로 손색이 없다. 3개 이상의 중대형 전시회를 동시에 개최할 수 있다. 부스 규모도 기존 700부스에서 1500부스까지 수용할 수 있다.

엑스코는 개관 10년 만인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를 기록했다. 엑스코는 연간 생산효과만 500억~700억원을 발생시키는 등 연간 1000억원,개관 이후 10년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손익분기점 달성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엑스코는 확장 개관하는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184억원으로 잡았다.

엑스코의 이 같은 성과는 서울 외의 지방 전시컨벤션 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 사례가 됐다. 특히 국제공항 등 열악한 인프라를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엑스코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 준다는 평가다.

증축되기 전에도 엑스코는 대구의 상징역할을 했다. 2004년 엑스코서 처음 열린 대구그린에너지엑스포는 현재 국내에서 열리는 400여개의 전시회 가운데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전시회로 급성장했다. 그린에너지엑스포는 증축공사 이후 처음으로 엑스코에서 열리게 된다. 세계 23개국 참가업체들이 엑스코 사상 최대인 1200부스를 신청했다. 재개관 축포인 셈이다.

엑스코는 2004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소방안전박람회도 품었다. 이 박람회는 대구지하철 참사의 아픈 경험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안전박람회가 됐다. 28년간 서울에서 열리다 2004년부터 엑스코에서 격년제로 열리는 대한민국 섬유기계전과 대구기계대전도 엑스코의 자랑거리다.

엑스코는 개관 3년차부터 전시장 가동률이 상승하기 시작, 8년 연속 70%(사실상 풀가동)에 달했고 국제섬유박람회(Preview in Daegu) 대구국제안경전(DIOPS)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DAMEX)등 특화산업 전시회를 발굴, 정착시켰다. 뿐만 아니라 녹색성장의 시장 변화를 재빨리 간파하고 2004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전시회를 주력 전시회로 육성했다.

김태형 엑스코 경영사업본부장은 "대구가 지방도시지만 전국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전시회 기획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이번 확장을 계기로 전시컨벤션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져 아시아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알아주는 중견 전시컨벤션센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스코는 전시컨벤션센터이지만 사업을 이것에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점을 활용,대구의 의료관광과 문화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비롯 각종 국제전시회와 예술축제 등을 융합해 대구의 경제와 문화,스포츠,의료를 통합 홍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대구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국내외 기업의 투자유치도 촉진시킨다는 것.

오경묵 엑스코 홍보팀장은 "대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단순하게 잠깐 들르는 것이 아니라 경제 문화 의료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체험토록 해 방문객 경제(visitor economy)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관광은 방문객 경제의 효과를 본 영역이다. 지난해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세계소방관 경기대회,세계한상대회 등 16개 전시회와 국제학술대회를 찾은 8개국 2000여명의 외국인에게 의료관광 마케팅을 했다.

뮤지컬 페스티벌, 오페라 페스티벌 등 대구의 국제적인 예술축제와도 연계된다. 엑스코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대구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다. 국제무대로 진출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이 대표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또 20여개 아트갤러리가 모여 있는 오래된 골목과 봉산문화거리 등을 참가 외국인에게 관람시켜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엑스코는 전시회와 국제행사만 열리는 곳이 아니라 주변 산업을 연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낳는 대구의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