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일동제약 '큐란', 오리지널 신약 뛰어넘은 제네릭 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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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궤양ㆍ역류성 식도염 두루 효능
2003년 '잔탁' 제치고 매출 1위
2003년 '잔탁' 제치고 매출 1위
일동제약의 소화성궤양치료제 '큐란'은 복제약(제네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에 희망을 던져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네릭이란 한계를 딛고 오리지널 신약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잔탁' 매출(국내시장 기준)을 넘어섰고,수입대체 및 오리지널 대비 싼 제품가격으로 국민보건 증진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GSK가 개발한 라니티딘염산염(Ranitidine HCl)은 소화성궤양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 약품은 1980년대 초반 국내에 도입됐으며,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
일동제약 중앙연구소는 1980년 세계적으로 시장성이 크고,국내 원료 수입가격이 고가였던 라니티딘염산염을 국산화하기 위해 합성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82년 일동제약은 독자적인 기술로 합성에 성공,2건의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1986년에는 '큐란(CURAN)'이란 제품으로 발매를 시작했다.
당시 일동제약이 제네릭 출시와 함께 관련 특허를 등록한 것은 국내 제약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일동제약이 성공한 라니티딘염산염의 합성방법은 외국 기술이나 전문연구기관과의 공동개발이 아닌 독자적인 기술이어서 큐란은 국내 제너릭의 효시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동제약의 큐란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라니티딘염산염 원료의 국내 수입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원료 공급에 있어 상당한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1986년 일동제약이 개발한 라니티딘염산염 원료를 보호지정 품목으로 선정하고,보호신청을 한 일동제약에 대해 3년간 원료 보호조치를 내려줬다. 이에 힘입어 일동제약은 대규모의 연구 및 기술투자와 시설투자를 통해 청주공장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생산라인을 갖추는 데 성공했고,1986년 3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큐란은 2000년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기 전까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약효를 바탕으로 일동제약의 최고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등극했다. 2003년에는 오리지널 제품인 GSK의 잔탁을 제치고 관련 시장에서 매출액 부문 1위 자리로 올라섰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큐란은 경구 투여 후 위장관에서 흡수되어 2시간 이내에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한다"며 "위벽 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위산 분비 억제 효과가 시메티딘제제에 비해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큐란은 4주 이내의 단기요법으로 90% 이상의 임상효과를 나타내는 약물로 위벽 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제에서 나타나는 항남성 호르몬 작용과 간효소계의 대사저해작용,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 1일 약제비가 저렴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는 큐란은 소화성 궤양 치료의 1차 선택 약으로 사용되고 있으며,재발성 궤양 환자에게는 150㎎을 취침 시 한 번 투여하는 유지요법만으로도 궤양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고 일동제약 측은 설명했다. 2003년 시판된 위염 전문치료제 '큐란75㎎'은 위염,위산과다,속쓰림,신트림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이 제품은 1일 2회로 복용이 편리하고,이상반응 발현율과 약물상호작용이 낮아 안전성과 내약성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큐란은 1986년 발매 이후 25년간 위 · 십이지장궤양,역류성 식도염,상부 소화관 출혈,급 · 만성 위염 등으로 치료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