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잔글씨 안보이고 책 오래 보면 피로…레이저로 각막 깎아내 노안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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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에이징의 세계
중년의 고민 '노안' 치료
시술에 10분…3일 지나면 회복…환자 93% 돋보기 없이 생활 가능
LTK·CK 시술 효과 3년 못넘어…백내장 동반땐 인공수정체 삽입
중년의 고민 '노안' 치료
시술에 10분…3일 지나면 회복…환자 93% 돋보기 없이 생활 가능
LTK·CK 시술 효과 3년 못넘어…백내장 동반땐 인공수정체 삽입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격언이 있다. 그럼에도 컴퓨터작업과 학업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눈 건강을 돌볼 틈이 없다. 어려서부터 공부에 치여 사는 까닭에 요즘 젊은이 가운데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간혹 1.5 이상의 시력을 자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조차 청춘을 보내고 40대 중반에 접어들면 서서히 노안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젊어서 눈이 아주 좋다고 해 특권을 타고난 것처럼 의기양양 자부심을 가지다가 어느덧 나이를 먹어 또래 친구들보다 먼저 노안이 나타나 돋보기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반대로 젊은 나이에 안경을 착용해온 사람들이 나이 들어 노안 증상을 비교적 늦게 느끼기 때문에 세상은 공평하다고 할 만하다.
요즘에는 성형수술과 화장법 등의 발달로 외모는 자기 나이보다 10~20살 줄일 수 있지만 노안이 오면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고 지내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노안을 처음 겪는 사람들은 적잖은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
최근 대만의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흰머리나 주름살이 아닌 노안이었다. 노안으로 약 30%가 불안 우울증 불면증 두통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렌즈에 해당하는 게 수정체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멀리 볼 때는 얇아져 초점을 조절한다. 이때 수정체의 두께를 변화시키는 게 수정체 주위를 싸고 있는 모양체와 모양소대이다. 노안은 나이듦에 따라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모양체의 기능이 점차 감소해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초점을 변경하는 게 어려울 때 생기는 현상이다.
노안이 오면 책이나 신문의 잔글씨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눈에서 멀리 놓고 보아야 한다. 눈이 피로해 책을 오래 보기가 힘들다. 이런 경우 과거에는 돋보기에만 의존해 왔으나 최근엔 다양한 노안 교정 시술법이 쓰이고 있다.
노안 수술은 크게 레이저로 각막을 다초점렌즈로 깎는 시술,노안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시술,레이저열이나 고주파열로 각막 주변부에 열을 가해 각막 중앙부를 볼록하게 만듦으로써 돋보기 효과가 나게 하는 LTK수술 및 CK수술이 있다.
우선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눈을 다초점렌즈 형태로 깎으면 원거리와 근거리를 두루 잘 볼 수 있다.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은 2004년 국내 처음으로 이 시술법을 도입,2000여명에게 시행한 결과 최근까지 약 93%의 환자가 돋보기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고 시술 전 근시였던 사람이 원시였던 사람보다 노안 교정 효과가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각막 표층에 두 개의 동심원을 그리는 것처럼 레이저로 각막을 깎으면 눈 중심부는 원거리를,주변부는 가까운 곳을 볼 수 있도록 시력이 교정된다는 설명이다.
시술은 10분 만에 끝나지만 나이를 고려해 수술 후 3일 정도는 쉬어야 한다. 과거에 라식 · 라섹 등을 시술받은 사람도 노안교정 시술을 받을 수 있으나 각막질환이 없고 각막 두께가 충분이 두꺼워야 가능하다.
LTK수술 및 CK수술은 각막 가장자리의 여러 포인트에 열을 가해 수축시킴으로써 각막 가운데 볼록 올라오는 현상을 이용해 중간거리(50~70㎝)의 시력을 향상시키는데 짧게는 1~2년,길게는 3년 만에 각막이 시술 전 상태에 가깝게 복원돼 시력교정 효과가 줄어드는 단점을 안고 있다.
백내장과 노안이 동시에 온 경우에는 노안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수술 후 원거리는 물론 근거리 시력도 개선해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신문을 볼 수 있다. 노안 교정용 인공수정체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5년 이상 사용돼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