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에 업종별 '희비'.. 수혜업종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일본 산업 기반이 큰 피해를 당한 가운데 일본과 교역이 활발한 우리나라 산업계도 직간접적으로 일본 지진의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지식경제부는 일본 지진으로 인한 산업계 업종별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보고했다.
지진으로 카시마, 지바, 가와사키 등 3개 단지에 입주한 8개 석유화학사가 지진 피해를 보면서 생산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일본 국내 총생산량의 57%에 해당하는 에틸렌 458만t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 정유설비가 화재 피해에서 회복하는 데 최장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에서 일부 중간재를 수입하고 있지만 공급선 다변화 측면이 강하고 국내 공급능력이 충분해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일례로 의류제품에 들어가는 파리-자인렌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되는 물량은 60만t으로 국내 수요(310만t)의 20%에 달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430만t으로 수요를 초과한다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스미토모금속공업의 제철소 가스저장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파손됐고 신일본제철과 JFE 등은 제철소 고로 가동이 일부 중단돼 철강재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 중 포스코가 요코하마에 코일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이곳이 지진으로 지반이 다소 내려앉는 피해를 봤으나 가벼운 수준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연간 대일 철강재 수입은 핫코일이 420만t, 후판은 173만t, 슬라브는 170만t 등 1천106만t에 달해 이들 제품의 생산이 늦어지면 국내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또 해운과 항만 등 물류 차질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 수입의 42%(연간 366만t)를 점유하는 철 스크랩 수급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D램 생산시설은 남부에 있어 거의 피해가 없지만 낸드플래시는 도시바의 미에현 요카이츠 공장 등 일부 설비가 진동으로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시스템 반도체는 도시바와 르네사스 등 주요 업체들의 설비가 지진의 여파로 라인 생산이 중단됐다.
정부는 낸드의 생산차질은 일시적이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일부 제품의 수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 인근의 LCD 부품 소재 공장이 정전 피해로 일부 생산이 지체될 개연성이 있다.
아사히글라스의 유리기판 성형로가 정전으로 손상돼 복구하는 데 2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며 소니 케미칼의 AFC(이방성 전도 필름)라인도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 기업이 아사히글라스에서 유리기판을 조달하는 비중은 LG디스플레이가 14%, 삼성은 12%다.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핵심 부품과 소재의 재고 물량이 충분해 단기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수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휴대전화 부품은 삼성전자는 대일본 수입이 미미하고, LG전자는 1개월분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조달이 여의치 않을 때 중국과 국내 업계로 거래선을 바꿀 수 있어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완성차의 경우 대일 수출 규모가 작년 전체 수출 중 0.007%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극히 작아 영향이 미미하다.
일본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국내차 업계도 이미 1~3개월치의 재고를 확보해 놓아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철판과 변속기 등을 신일본제철, 아이신 등을 통해 수입하지만 1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했고 르노삼성은 엔진, 자동변속기 등을 자트코사를 통해 수입했으나 역시 3개월분의 재고를 쌓아놓았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