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일본 경제가 멈췄다] 미야기현서 시신 2000구 추가 발견…총 4만6000여채 건물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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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피해 상황
폐허된 닛산 수출항구…고급차들 야적장 나뒹굴어
31만여명 대피센터 체류…80곳 2만4000여명 구조 대기
폐허된 닛산 수출항구…고급차들 야적장 나뒹굴어
31만여명 대피센터 체류…80곳 2만4000여명 구조 대기
14일 오후 이바라키현 히타치항.일본 자동차시장 점유율 2위를 자랑하는 닛산자동차의 수출 항구인 이곳은 유령 도시로 변해 있었다. 미국으로 수출 예정이던 인피니티 1300대는 고물상의 폐차처럼 뒤엉켜 있었다. 독일에서 수입해 야적장에 쌓아놓은 S550,C200 등의 벤츠차량도 휴지 조각처럼 나뒹굴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자동차를 실어나를 선박이 자취를 감추면서 크레인도 하릴없이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평소 근로자들로 북적이던 초밥집과 건어물 가게는 완전히 폐가가 돼 있었다.
기자가 멀리서 항구를 바라보기 위해 방파제로 가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아래위로 흔들렸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계속되는 여진이었다. 히타치항에서 도로를 관리하는 시마다 씨는 "방파제 표면을 보니 바닷물이 도로 위 2m 이상 올라온 것 같다"며 "히타치항이 제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속속 확인되는 대참극 현장
대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한 일본 미야기(宮城)현 해안 지역 두 곳에서 이날 시신 2000여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일본 공영 NHK는 이날 미야기현 오시카(牡鹿)반도 해안에서 시신 약 1000구가 발견된 데 이어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도 시신 1000구가 또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야기현 동북부의 미나미산리쿠초에서는 인구 1만7300여명 가운데 대피한 7500여명을 제외한 약 1만명이 나흘째 행방불명 상태인 만큼 시신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경찰 집계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이날까지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집중된 동북부 지역에서 1647명이 사망하고 1720명이 실종됐다. 그러나 미야기현 센다이(仙臺)시 해안에서 발견된 익사체 200~300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시신 수습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야기현 경찰 관계자는 "도심의 쓰레기 더미 속에 시체가 널려 있지만 건물옥상 등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는 데도 인력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피난민도 급증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총 31만3000명 이상이 도호쿠 지역 1850개 대피센터에 체류 중"이라며 "이 밖에 미야기와 이와테 후쿠시마현 등지의 80개 장소에서 2만4000여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쓰나미로 인한 침수로 고지대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도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에 병력의 절반 수준인 10만명을 각 재해 지역에 급파했다.
◆피해 규모 고베 대지진 초월
각 지역의 파손된 건물 수도 처음으로 집계됐다. 이날 현재 완전히 붕괴된 5700채를 포함,4만6000여채 건물이 파손됐다. 붕괴된 건물 수는 이와테현에서 3056동,후쿠시마현 20413동,미야기현 86동,이바라키현 80동,야마가타 38동,도치기현 15동,지바현 14동,도쿄 3동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로는 11개현 582곳이 파손됐고,교량은 도쿄와 기타 3개현 32곳에서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7개현 66곳에선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진 피해복구 비용이 1995년 고베 대지진의 9조6000억엔을 뛰어넘는 10조엔(13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분석했다.
피해 지역에 관광을 갔던 일본인 관광객 피해도 컸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피해지역을 여행하고 있던 일본인 관광객은 약 4100명이었으며,이 중 2500여명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한편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오모리현에선 주민소개령이 내려졌다.
히타치항(이바라키현)=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자동차를 실어나를 선박이 자취를 감추면서 크레인도 하릴없이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평소 근로자들로 북적이던 초밥집과 건어물 가게는 완전히 폐가가 돼 있었다.
기자가 멀리서 항구를 바라보기 위해 방파제로 가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아래위로 흔들렸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계속되는 여진이었다. 히타치항에서 도로를 관리하는 시마다 씨는 "방파제 표면을 보니 바닷물이 도로 위 2m 이상 올라온 것 같다"며 "히타치항이 제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속속 확인되는 대참극 현장
대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한 일본 미야기(宮城)현 해안 지역 두 곳에서 이날 시신 2000여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일본 공영 NHK는 이날 미야기현 오시카(牡鹿)반도 해안에서 시신 약 1000구가 발견된 데 이어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도 시신 1000구가 또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야기현 동북부의 미나미산리쿠초에서는 인구 1만7300여명 가운데 대피한 7500여명을 제외한 약 1만명이 나흘째 행방불명 상태인 만큼 시신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경찰 집계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이날까지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집중된 동북부 지역에서 1647명이 사망하고 1720명이 실종됐다. 그러나 미야기현 센다이(仙臺)시 해안에서 발견된 익사체 200~300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시신 수습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야기현 경찰 관계자는 "도심의 쓰레기 더미 속에 시체가 널려 있지만 건물옥상 등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는 데도 인력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피난민도 급증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총 31만3000명 이상이 도호쿠 지역 1850개 대피센터에 체류 중"이라며 "이 밖에 미야기와 이와테 후쿠시마현 등지의 80개 장소에서 2만4000여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쓰나미로 인한 침수로 고지대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도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에 병력의 절반 수준인 10만명을 각 재해 지역에 급파했다.
◆피해 규모 고베 대지진 초월
각 지역의 파손된 건물 수도 처음으로 집계됐다. 이날 현재 완전히 붕괴된 5700채를 포함,4만6000여채 건물이 파손됐다. 붕괴된 건물 수는 이와테현에서 3056동,후쿠시마현 20413동,미야기현 86동,이바라키현 80동,야마가타 38동,도치기현 15동,지바현 14동,도쿄 3동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로는 11개현 582곳이 파손됐고,교량은 도쿄와 기타 3개현 32곳에서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7개현 66곳에선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진 피해복구 비용이 1995년 고베 대지진의 9조6000억엔을 뛰어넘는 10조엔(13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분석했다.
피해 지역에 관광을 갔던 일본인 관광객 피해도 컸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피해지역을 여행하고 있던 일본인 관광객은 약 4100명이었으며,이 중 2500여명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한편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오모리현에선 주민소개령이 내려졌다.
히타치항(이바라키현)=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